〈32강전〉 ○ 왕싱하오 9단 ● 김지석 9단

장면⑩=김지석 9단은 일곱 살 딸과 함께 제주도에 왔다. 프로기사들은 대개는 가족과 함께 대회에 가지 않는다. 김지석 9단이 마음을 내려놓았나 보다 생각했다. 그래서인가. 중국의 기대주요 우승 후보 왕싱하오를 쓰러뜨리기 직전까지 왔다. 하나 수많은 고비를 넘고 넘었지만, 아직도 한고비가 남았다. 흑1, 3으로 중앙을 막았을 때 왕싱하오가 백4로 후퇴했는데 이 수가 최후의 패착이 됐다. 흑5가 냉정한 결정타. 백6으로 대마를 살리자 흑7로 끊어 승부가 났다. AI 승률은 99%, 5집반 우세.

◆최후의 저항=AI는 백1로 막아 두 점을 죽이면 아직 어려운 바둑이라고 한다. 실전은 한 점을 버렸는데 그보다는 지금처럼 두 점을 버리는 게 좋다는 것. 형세는 흑 1집반 우세. 승률 65%. 이 정도라면 아직 먼 승부다.

◆실전 진행=이후 실전은 큰 변수가 없었고 231수에 이르러 왕싱하오가 항복했다. 11년 전 삼성화재배에서 우승했던 김지석, 이제 36세가 되어 내리막길에 선 김지석이 이제 막 전성기에 진입한 21세의 왕싱하오를 격침한 것이다. 이것이 32강전 최대 뉴스였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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