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제의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한다. 맨 끝에 나와서 행사의 ‘대미’를 꾸민다. 그러면 축제는 더 알차게 마무리된 모습을 보인다. 관객들은 괜찮은 축제로 기억하게 된다. 맨 마지막, ‘대미’를 꾸미는 일은 이렇게 중요하다. 그래서 ‘대미’ 뒤엔 ‘장식하다’란 말이 터줏대감처럼 나타난다. “송가인이 전국노래자랑의 대미를 장식했다.”
‘대미’와 같은 말인 ‘대단원’ 뒤에도 ‘장식하다’가 자연스레 온다. “대단원을 장식하는 데 손색이 없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대단원’ 뒤엔 ‘막’이 올 때도 많다. 연극에서 무대와 객석 사이를 가리는 천을 가리키는 그 ‘막’이다. ‘막’은 올리기도 하고 내리기도 한다. 막을 ‘올렸다’고 하면 행사를 시작했다는 말이 되고, ‘내렸다’고 하면 마쳤다는 말이 된다. ‘막’은 이렇게 ‘올렸다’ ‘내렸다’ 한다. 그래서인지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는 표현도 나온다. ‘대단원’은 마지막 단계다. “대단원의 막을(이) 내렸다”는 표현만 말이 된다.
‘올랐다’는 ‘상승했다’라고도 한다. ‘오르다’는 명사가 없다. 명사를 써야 할 때는 한자어 ‘상승’을 사용하게 된다. 물가 상승, 주가 상승…. 그런데 ‘상승’으로 넘어오면서 뜻도 흐릿해지는지 ‘인구 상승, 관심도 상승’이라고 표현한다. 양이 많아지는 것이니 ‘증가’가 어울린다.
‘월등하다’는 “다른 것보다 뛰어나다”는 말이다. “강아지는 사람보다 월등하게 냄새를 잘 맡는다” “안세영은 월등한 경기력을 보였다”에서처럼 수준이 앞선다는 걸 뜻할 때 자연스럽다. “안정성이 월등하게 낮다” “월등하게 나쁜 조건”은 어울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