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씻기던 중 공격”… 태국서 20대 관광객 상아에 찔려 사망

2025-01-09

태국의 코끼리 보호소를 방문한 스페인 관광객이 코끼리를 목욕시키는 체험을 하던 중 코끼리의 공격을 받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6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3일 태국 남부 팡응아주에 있는 '꼬야오 코끼리 보호센터'에서 22세 스페인 여대생이 코끼리의 상아에 찔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센터 직원은 그가 코끼리를 씻어주는 체험 활동을 하던 중 코끼리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사건 이후 해당 시설은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태국에서 코끼리를 씻기는 것은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관광 상품 중 하나다.

동물보호 단체인 세계동물보호(WAP)에 따르면 태국 전국 관광시설에 코끼리 2800마리 가까이가 갇혀 있으며, 일부 시설은 뾰족한 갈고리로 코끼리를 찌르는 등 잔혹하게 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고가 난 시설은 코끼리를 통제하거나 갈고리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코끼리가 관광객과 교류해야 하는 압박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야생 코끼리 수가 최소 4000마리에 달하고 그 수 역시 계속 증가하고 있는 태국에서는 코끼리의 공격으로 사람이 숨지거나 다치는 사례가 잦다.

태국 국립공원·야생동식물보호국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야생 코끼리의 공격에 따른 사망자는 최소 240명, 부상자는 208명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39명이 코끼리의 공격으로 사망했으며, 지난달 10일에는 태국 북부 로에이주 푸끄라등 국립공원에서는 40대 태국 여성이 산책 나섰다가 먹이를 찾아 나선 코끼리의 공격을 받고 숨졌다.

이에 따라 태국 정부는 코끼리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이달부터 동부 접경 지역 삼림의 코끼리를 대상으로 피임 주사 접종을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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