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퇴직 뒤 평균 19년은 더 일하길 원해
전기·운수·통신·금융업 조기 퇴직 연령 어려
만 55∼64세 조기 퇴직자 83.5%는 계속 수입이 있는 일을 하길 원하며, 계속 근로를 희망하는 경우 평균 70.5세까지 일하길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년 이전에 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고용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6일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발간한 고용동향브리프를 보면 지난해 5월 기준 만 55∼65세 인구 841만2000명 중 36.8%는 가장 오래 일한 일자리(주된 일자리)에서 계속 일을 하고 있었다. 이 비중은 코로나19 당시인 2021년(33.7%) 소폭 감소했으나 이후 2022년 35.4%, 2023년 35.8%로 매해 늘어나고 있다. 보고서는 “고령화와 함께 일하는 고령층 비중이 지속 증가하고, 주된 일자리에서 계속 일하는 고령층 비중도 증가 추세”라고 했다.

주된 일자리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는 비중은 33.7%, 주된 일자리는 그만둔 뒤 일을 하지 않는 비중은 28.0%를 기록했다. 평생 일을 한 경험이 전혀 없는 경우는 1.5%였다.
보고서는 권고사직, 명예퇴직, 정리해고를 조기 퇴직으로 규정했다. 주된 일자리에서 그만둔 주된 이유로 이 같은 조기 퇴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11.7%를 차지했다. 임금 근로자 대상으로 한정했을 때는 13.2%였다.
정년퇴직으로 주된 일자리를 그만둔 경우와 조기 퇴직으로 그만둔 경우 평균 퇴직 연령은 차이가 있었다. 정년 퇴직 경우 평균 59.7세였으나 조기 퇴직 경우는 51.2세로 나타났다. 조기 퇴직 연령을 업종별로 보면 전기·운수·통신·금융업이 49.4세로 가장 낮았고,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이 52.9세로 가장 높았다.
조기 퇴직 인구의 66.0%는 지난해 5월 기준 취업 상태였다. 경제활동 상태와 상관없이 이들 중 83.5%는 계속 일하길 원했다. 비경제 활동상태만으로 한정했을 때도 반 이상인 54.5%가 계속 근로를 원했다. 이는 전년도보다 3.2%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조기 퇴직한 고령자 중 계속 근로를 희망하는 경우 평균 70.5세까지 일하길 원했다. 즉, 평균 19년은 더 일하길 원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서는 55세~79세 고령층 인구 69.4%가 현재 취업 상태 여부와 상관없이 앞으로 일을 계속하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은퇴 희망 시기는 73.3세였다.
보고서는 조기 퇴직이 고령층이 노동시장에서 빠르게 이탈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짚으며 “정년 이전 퇴직자의 재취업 지원, 직무 재설계 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조기 퇴직자의 상당수가 계속 근로를 원하고, 평균 희망 연령에 70세에 달하는 점은 고령층이 여전히 노동 역량과 의지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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