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마토뿔나방이 한국에 모습을 드러낸 지 2년 만에 전국 17개 시도 전부에서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지난 한해에만 친환경농가가 본 피해액만 최소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토마토뿔나방은 대표적인 외래 돌발해충이다.
농촌진흥청과 한국응용곤충학회·한국곤충학회는 4월25일 강원 홍천 소노캄 비발디파크에서 ‘토마토뿔나방 대응 방제 기술 개발 심포지엄’을 열었다. 김광호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해충잡초방제과 연구사는 ‘국내 토마토 생산지 토마토뿔나방 발생 현황’이란 주제의 발표에서 “페루가 원산지인 토마토뿔나방은 2023년 7월 제주 서귀포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올 3월 기준 17개 시도 81곳 시·군의 토마토농가에 피해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 연구사는 “또한 지난해 토마토뿔나방으로 인한 친환경농가 피해액은 3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토마토뿔나방은 연간 8∼12세대가 발생하고 성충 한마리가 낳는 알만 260개에 달할 만큼 번식력이 강하다. 또한 유충이 잎과 열매 속으로 들어가는 특성 탓에 대응하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심포지엄에선 이러한 특성에 주목해 심층 연구와 새로운 방제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김 연구사는 “스페인·인도·중국·대만·일본 등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토마토뿔나방은 국내에서 토마토 외에도 16종의 식물에서 살 수 있다”며 “효과적으로 방제하려면 시설하우스 외부의 야생 잡초에서 월동·증식한 뒤 토마토 재배지로 이동하는 시기 등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미혜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특작환경과 연구사는 “해충을 직접적으로 죽이는 것이 아니라 암컷과 수컷의 교미를 방해해 다음 세대 증식을 억제하는 교미교란제를 활용해 최근 유의미한 방제 효과를 확인했다”면서 “앞으로 작형별 설치 시기·횟수를 구명해 국내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건묵 충남대학교 응용생물학과 교수는 “토마토뿔나방에 대한 해외 발생 사례는 많으나 국내에서는 관련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발생지역별로 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며 “현재 미등록된 약제의 살충력을 검정해 신규 약제로 등록하고 저항성 돌연변이 발생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태영 전북대학교 식물의학과 교수는 “알단계에선 기생성 천적을 활용하고, 유충일 때는 식물 추출물과 포식성 천적으로 방제해야 한다”며 “한국은 노지와 배지 등 다양한 환경에서 토마토를 재배해 이에 맞춰 방제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천=조영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