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승인 없어 관세 권한 없다”
가주, 50개 주 중 최초로 소송

가주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 무효화 및 시행 금지를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6일 주지사실은 개빈 뉴섬(사진) 주지사와 롭 본타 검찰총장이 연방 법원 가주 북부지법에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행정명령은 법적 효력이 없다”며 트럼프의 관세 정책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가주가 50개 주 가운데 처음 소송에 나선 것이다.
주지사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가주 경제에 타격을 주고, 소비자인 주민에게 어려움을 떠안긴다고 지적했다. 가주 정부는 소송에서 관세 정책의 법적 근거로 활용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 계획이다.
앞서 뉴섬 주지사는 X 계정에 “트럼프 행정부는 파괴적인 관세로 우리 생애 최대 규모의 세금 인상을 일방적으로 부과할 권한이 없다. 우리는 그를 법정에 세울 것”이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소송 제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적인 관세는 물가를 올리고 일자리를 위협하는 등 주민, 기업, 우리 경제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이 혼란이 계속되지 않도록 미국 가정을 위해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뉴섬 주지사와 민주당 측이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싸우는 자세를 취하는 것과 달리, 가주 유권자는 친화적 접근법을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최근 가주 유권자와 정책전문가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 유권자 상당수는 가주 정부가 백악관과 긴장 완화(detente with the White House)를 원하는 경향이 눈에 띄게 높았다고 전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뉴섬 주지사와 민주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 정책을 거부하는 진보적 자세를 강화한 반면, 유권자 다수는 합법 이민 정책에 회의적이며 배기가스 배출기준 강화 지지도 50% 미만으로 나타났다.
폴리티코는 지난 대선 때 가주에서 트럼프가 큰 지지를 얻는 등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유권자와 정책 결정권자 사이에 괴리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