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시중은행권이 446조원에 달하는 국내 퇴직연금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동식 상담서비스에 이어 우수고객 대상 자산관리 세미나를 여는 한편, 직장인을 타깃해 야간에 자산관리를 상담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그런가하면 투자지식을 갖추지 못한 고객을 타깃해 인공지능(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RA)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들도 나오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영업점 방문이 어려운 원거리 소재 퇴직연금 고객을 위해 직접 찾아가는 '움직이는 연금 더드림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라운지는 하나은행 퇴직연금 고객을 위한 전문 대면 상담 채널인 '연금 더드림 라운지'를 이동식 전용 차량에 구현한 것으로, 원거리 고객에게 맞춤형 연금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은행 소속 연금 전문 컨설턴트가 상담 전용 차량과 함께 고객이 희망하는 시간과 장소로 직접 찾아가며, △연금상품 운용내역 진단 △연금상품 포트폴리오 상담 △연금관리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특히 하나은행은 지방 원거리 소재 기업체 임직원들을 위해 라운지를 전국 단위로 운영하고, 월 1~2회 정기 부스 설치, 찾아가는 연금 세미나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하나은행은 지난 4일 본점에서 점심시간을 활용해 5060 뉴시니어 세대 퇴직연금 고객 200여명을 상대로 '퇴직연금 자산관리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포트폴리오 기반 연금자산 운용 전략 △연금계좌 활용 절세 방안 △전문 대면 상담 채널 소개 △전문가와의 일 대 일 개별상담 등을 진행했다.
경쟁사 신한은행은 직장인을 타깃해 퇴근 후 퇴직연금을 상담할 수 있는 '굿! 이브닝 서비스'를 도입했다. 새 서비스는 은행이 제공하는 기존 상담시간 외 퇴직연금 자산관리 상담을 희망하는 고객을 위해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전문 상담 직원이 전화로 자산관리 상담을 제공한다. 고객은 이를 통해 퇴직연금 운용 현황, 수익률 등 퇴직연금 자산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특별한 투자지식을 갖추지 못한 일반 고객층을 타깃해 주요 은행들은 AI 기반 RA를 도입해 모객에 집중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투자일임사 겸 핀테크 전문사 '디셈버앤컴퍼니(핀트)'와 제휴해 고객의 투자 성향과 시장 상황에 맞춰 RA가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AI투자일임서비스'를 개시했다. 국민은행은 리밸런싱 주기가 비교적 짧은 ETF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시장 변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국민은행은 연내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과 RA 제휴를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IBK기업은행도 지난 5일 디셈버앤컴퍼니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퇴직연금 'RA일임서비스'를 출시했다. AI 기반의 RA가 시장 상황에 적합하게 고객 포트폴리오를 맞춤형으로 구성해주고 자산 리밸런싱도 자동으로 수행한다. 기업은행도 4분기 중 국내 주요 투자일임사들과 업무제휴를 추가해 고객의 투자일임 선택권을 확대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6월 말 미래에셋자산운용, 디셈버앤컴퍼니, 에이아이콴텍과의 제휴로 AI 기반 퇴직연금 'RA 일임형 서비스'를 출시했다.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가입자의 투자성향과 목표 등에 맞춰 IRP 투자자산을 자동 운용한다. 은행권 최초로 ETF형과 펀드형을 모두 제공해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힌 게 특징이다.
한편 국내 퇴직연금시장 적립액은 445조원을 돌파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445조 6284억원으로 전년 말 431조 7000억원 대비 약 3.2% 성장했다. 은행권이 235조 5616억원으로 가장 큰데, 은행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확정급여형(DB형, 원리금 비보장 기준)·확정기여형(DC형)'에서는 농협은행이 각각 7.44% 8.08%로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았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에서는 국민은행이 7.44%의 수익률로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