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백신연구소, R&D 파이프라인 재정비···대상포진·동물항암제 집중

2025-10-22

"우리는 설익은 과일을 따지 않는다. 가장 잘 익은 시점에 주주에게 이익이 되는 타이밍에 수확하겠다."

한성일 차백신연구소 대표는 22일 서울 광화문 HJ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 파이프라인 기술이전과 파트너십 시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차바이오텍 계열사 차백신연구소가 대상포진과 동물 면역항암제에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한다.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빠른 성과를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한성일 차백신연구소 대표는 간담회를 통해 "대상 포진과 면역항암제 중심으로 산업화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연구 역량을 집중한다"면서 "글로벌 협력과 기술 수출을 통해서 성장 구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8월 한성일 대표 취임 이후 처음 마련된 자리다. 한 대표는 직접 발표자로 나서 추후 R&D 방향성과 글로벌 진출 계획 등을 설명했다.

한 대표는 "미국 화이자에서 23년 반 동안 구조 생물학 리더로 근무하며 FDA 승인 백신 개발에 참여했다"며 "차백신연구소를 과학기술 기반의 실행력 중심 조직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세부적인 실행 계획으로는 ▲상업화 가능성 높은 파이프라인 집중 개발 ▲면역증강 플랫폼 사업 확장 ▲LMIC(중저소득 국가) 중심의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내세웠다. 그는 "팬데믹 이후 백신 산업 전반이 투자 위축과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선택과 집중, 그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 구축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발표에 따르면 회사가 가장 주력하는 과제는 대상포진 예방백신 후보물질 'CVI-VZV-001'이다. 한 대표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최초의 자립형 대상포진 백신"이라며 "임상 1상에서 우수한 면역반응과 안전성을 확보했고 지난주 임상 2상 IND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GSK의 '싱그릭스'는 효능은 높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가격이 비싸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CVI-VZV-001은 기존 백신과 효능이 동등하면서도 국내 기술 기반으로 공급이 가능해 공급 불안정 문제와 가격 한계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내년 임상 2상을 기점으로 기술이전과 글로벌 공동개발 파트너십을 병행 추진할 예정이다.

두 번째 핵심 파이프라인인 반려견 면역항암제 'CVI-CT-002'는 반려견 유선암을 타깃으로 한다. 한 대표는 "CT-002는 국내 최초 면역증강제 기반 동물 항암 치료제"라며 "파일럿 연구(임상 1/2상)에서 주 1회 피하투여를 3회 한 것만으로도 10마리 중 10마리 모두 병의 진행이 멈추거나 호전되는 100% 반응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회사는 CVI-CT-002 적응증 확장과 동시에 기술이전 병행 전략을 추진 중이며 2027년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뇌염 백신 후보물질 'CVI-JEV-001'은 국내 최초 재조합 일본뇌염 백신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모기 매개 감염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존 백신의 부작용 및 안전성 한계를 극복하도록 설계했다. 현재 보건복지부 주관 '백신 실용화 기술 개발 사업' 과제로 선정되어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회사는 기존 주요 파이프라인이었던 B형간염 치료·예방백신 'CVI-HBV-002'의 개발을 이어간다. 다만 단독 개발보다는 글로벌 제약사와 병용임상하거나 기술이전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CVI-HBV-002는 지난 임상2b상에서 1차 평가지표에서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해 단독요법으로는 기능적 완치에 이르지 못했지만, 2차 평가지표에서 유의성을 확보해 병용요법으로 완치 가능성을 확인했다. 글로벌 기업도 단독요법으로 완치가 어렵다고 판단해 병용요법으로 개발 트렌드가 바뀌는 만큼, siRNA 등 관련 치료제 후보물질을 보유한 기업과 협의해 후속 임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B형간염 예방백신으로도 공동 개발 기업을 찾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사전 임상시험 계획(Pre-IND) 미팅을 진행해 국내에서 진행한 임상 데이터를 향후 글로벌 임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단 점을 인정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파트너사와 협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화이자에서 20년 이상 쌓아온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차백신연구소는 독자적인 면역증강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에도 나선다. CEPI(감염병혁신연합)의 '면역증강제 라이브러리' 선정 사업이 대표적이다. 차백신연구소는 자체 개발한 리포-팜을 전세계 백신 기업 및 연구기관에 공급할 수 있게 돼 글로벌 파트너십과 기술이전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 전략은 중저소득국가(LMIC) 중심의 현지화 모델을 구체화했다.

한 대표는 "국내는 임상·상업화 기반 강화, 동남아는 수출 허브 구축, 남미는 현지 생산 거점 확보, 중동은 공공조달 중심 협력, 유럽은 공동개발·기술이전 중심으로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 개발·생산업체와 협업해 임상부터 생산, 공공 백신 입찰까지 매출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취임 이후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저평가된 기업 가치를 턴어라운드시키는 것으로, 임상 중심의 성과 창출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빠른 시일 내 매출과 영업이익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자리에 함께한 김상기 차백신연구소 CFO(부사장)은 구체적인 턴어라운드 시점과 관련해 "계획상 오는 2027년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서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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