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4.11.07 11:35 수정 2024.11.07 11:43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를 선언했다.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자택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인근 컨벤션센터로 이동해 이같이 연설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그런 역경을 이겨냈다. 여러분의 가족과 미래를 위해 싸우겠다. 내 몸에 힘이 남아있는 한 계속 싸우겠다”며 “강력하고 번영하는 미국을 만들 때까지 쉬지 않겠다. 미국의 황금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거창하게 약속을 내걸며 희망을 불어넣었지만, 미국 스포츠계 한편에서는 벌써부터 ‘인종차별’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인종차별은 트럼프에게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키워드다.
선거 전 민주당 텃밭인 뉴욕에서는 손 팻말에 '트럼프는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문구를 적고 외치는 카멀라 해리스(민주당) 지지자들이 지나는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해리스 후보자도 선거 하루 전날 개표를 지켜보는 장소로 택한 곳이 모교이자 흑인대학 하워드대였다. 이곳은 인종차별을 금지한 민권법 시행 이전에 흑인을 위해 설립된 전문 교육기관이다.
해리스는 사상 첫 흑인·아시아계 여성 대통령 탄생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부각하기 위해 이곳을 택하면서 '인종차별'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트럼프를 저격하는 효과도 노렸다.
그런 트럼프가 당선되자 스포츠계에서도 “무릎 꿇기가 재연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권탄압·인종차별에 저항하는 의사 표시인 무릎을 꿇는 행위는 지난 2016년 8월,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쿼터백이던 콜린 캐퍼닉이 처음 시작했다.
트럼프 집권 시절 미국에서 경찰이 쏜 총에 흑인이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자 ‘특급 스타’ 캐퍼닉은 경기 시작 전 국가가 울려 퍼질 때 국민 의례를 거부하며 무릎을 꿇어 화제가 됐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캐퍼닉은 지난해 시범경기 때 미국의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취지로 한쪽 무릎을 꿇었다.
이후 다른 많은 NFL 선수들은 국가가 나올 때 무릎을 꿇거나 주먹 쥔 손을 들어 올리는 식으로 캐퍼닉에 동조했다. 국기와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미국 사회에서 캐퍼닉의 행동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NFL 경기에서 무릎 꿇기가 재연될 때마다 해당 선수의 경기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틀 뒤 NFL 경기에서 백인 포함 200여 명의 선수가 무릎을 꿇으며 트럼프가 내놓은 입장에 항의했다.
다른 스포츠 종목으로도 확산됐다. NFL을 넘어 미국프로농구(NBA), 미국프로야구(MLB)에서도 시행됐으며 바다 건너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까지 번졌다.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해리 케인-손흥민 등이 동참했다. 일각에서는 “무릎을 꿇는 것이 인종차별을 해결하는 것에 효과가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최소한의 저항 의사를 표시하겠다는 선수들의 의지는 계속되다가 트럼프 퇴임 후 사라졌다.
여전히 인종차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트럼프가 다시 백악관으로 돌아오면서 벌써부터 그라운드에서 무릎 꿇기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