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에 한국이 전격 불참한 것과 관련해 일본 언론이 “한일 간 역사 문제를 둘러싼 불씨가 다시 부각되는 모양새”라고 25일 보도했다.
현지 일간 아사히신문은 전날 개최된 추도식과 관련해 일본 정부 대표로 참가한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차관급)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관련 보도가 한국의 추도식 보이콧 계기가 됐다며 이같이 짚었다.
역사 문제에 민감한 한국 상황에 일본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이쿠이나 정무관의 참배 여부는 한국 측으로서는 민감한 요소여서 일본 측 배려가 부족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아사히에 지적했다.
산케이신문은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일본인에 대한 한국인의 인상이 급속히 좋아졌으나, 역사 문제에서는 일본에 대한 인식에 큰 변화가 없어 윤석열 정권이 여론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본 정부 내에선 한국 측 요구에 따라 차관급 이상 인사를 배치한 것인데 왜 대응이 문제시되는지 모르겠다는 인식도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최근 사도광산 추도식 일본 대표 참석자로 선정된 가운데 과거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이력이 보도돼 논란이 됐다. 일제 강점기 ‘강제 동원’된 피해자를 추도하는 자리에 부적절한 배치라는 지적이 한국은 물론 일본 내에서도 나왔다. 한국 정부는 당초 24일 니가타현 사도섬 사도광산 인근에서 개최된 사도광산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갑작스레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2022년 8월15일 일본 패전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고 교도통신 등 복수의 현지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의원 취임 후에는 참배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같은해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처음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