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해당하는 일본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계좌 가입자가 지난해부터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일본 정부가 ‘평생 비과세’라는 파격적 세제 혜택을 내놓은 데 따른 효과로 이는 자산 형성에 관심이 많은 2030세대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NISA 계좌 수는 2696만 개로 신(新)NISA 도입 직전인 2023년 말(2125만 계좌) 대비 26.9% 늘었다. 1년 6개월 동안 무려 571만 명이 NISA 계좌를 개설한 것이다. 같은 기간 27조 8000억 원의 자금이 NISA로 신규 유입돼 상반기 말 계좌 내 누적 구입액은 63조 1000억 엔으로 집계됐다. 이 자금은 일반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뮤추얼펀드 등으로 흘러가 일본 증시 상승에 힘을 보탰다. 김명중 닛세이기초연구소 박사는 “NISA 보급은 젊은 층이 투자에 관심을 갖거나 투자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며 “아베노믹스 이후 지속된 주가 상승을 배경으로 투자에 대한 거부감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단기간에 대규모 자금이 NISA 계좌로 이동한 건 일본 정부가 지난해부터 NISA 계좌 내 투자 이익에 대해서는 평생 세금을 물리지 않기로 하면서다. 2014년 제도 도입 이후 10년 만의 개편이었다. 비과세 연간 투자 상한액이 기존 40만~120만 엔에서 360만 엔으로 대폭 상향됐고, 누적 납입 한도 역시 600만~800만 엔에서 1800만 엔으로 늘었다.
계좌 내 구입액은 기존 NISA에서는 연 3조~5조 엔 수준이었지만 제도 개선 이후에는 올 2분기에만 3조 9000억 엔을 기록했다. 은행에 잠들어 있던 가계 저축을 증시로 유도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노림수가 통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4050세대뿐 아니라 일본 젊은 층의 NISA 가입도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20대의 NISA 계좌 수는 제도 개편 전보다 38.9% 늘어 전체 증가율(26.9%)을 큰 폭 상회했다. 30대 계좌 증가율도 27.4%였다. 10대(만 18~19세)의 경우 수(15만 3866계좌)는 작았지만 증가율은 무려 155.6%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