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김도영의 시간···KIA의 최후주자, 이정후의 2년을 단숨에 넘을 수 있나

2025-01-10

스토브리그가 저물어간다.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한 20명 중 17명이 계약을 마쳤다. 굵직한 대형 FA와 계약 여부로 가장 관심을 끌던 선수들도 소속 팀에 잔류해 올시즌 둥지를 정했다. 각 구단도 전력 보강은 완료하고 이제 연봉 협상 막바지에 있다.

지난해 우승 팀 KIA도 전력보강을 마무리하고 연봉 재계약 협상의 종점으로 향하고 있다. 이제 다시 김도영(22·KIA)의 시간이다.

다른 구단들처럼 재계약 대상 선수들과 협상 중인 KIA는 아직 주요 선수들 일부와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김도영 측과는 이미 몇 차례 의견 교환을 했지만 최종적인 협상과 합의, 계약은 전체 선수단 중 가장 마지막에 하기로 이야기를 나눈 상태다.

김도영의 지난 시즌은 압도적이었다.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출루율 0.420 장타율 0.647로 득점과 장타율 1위에 올랐고 OPS도 1위(1.067)를 차지했다.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 기록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리그 기록을 써내면서 KIA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골든글러브 3루수 부문, 그리고 많은 시상식에서 전부 트로피를 휩쓸었다.

성적 자체만으로도 연봉 인상 요인은 충분하지만 그 활약의 정도가 워낙 역대급이라 인상폭이 일찍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김도영 이전의 슈퍼스타,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만들어놨던 연봉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것인지, 이 겨울에도 ‘기록’에 대한 기대가 김도영에게 향한다.

지난해 1억원을 받은 김도영은 4년차 계약을 앞두고 있다. 역대 4년차 최고연봉 기록은 2020년 3억9000만원을 받은 이정후가 갖고 있다.

4년차에 연봉 3억9000만원은 어마어마한 기록이다. 한화 류현진이 2009년 2억4000만원을 받아 갖고 있던 4년차 최고연봉 기록을 이정후가 11년 만에 깼고 그 뒤 4년 동안 유지해왔다.

이정후는 데뷔하면서부터 꾸준히 활약해 연봉을 높였다. 입단하자마자 144경기를 전부 뛰고 179안타를 쳐 타율 0.324로 리그를 점령한 뒤 매년 꾸준히 활약해 연봉을 큰 폭으로 쑥쑥 높여왔다. 특히 키움은 팀 성적을 기반으로 하는 타 구단들과 달리 철저하게 개인별 성과를 우선 평가해 연봉을 책정한다. 잘 하는 선수는 연봉을 빠른 속도로 팍팍 높일 수 있는 구조다. 이정후는 그 키움에서 매년 특급 활약을 해 2년차에 1억1000만원, 3년차에 2억3000만원을 받은 뒤 4년차에 3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

김도영이 4년차인 올해 그 기록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290% 인상된 2억9000만원을 한꺼번에 올려야 한다. 억대 연봉 선수가 300% 가까이 인상되는 경우 자체가 매우 드물다. 특히 KIA는 전통적으로 고과 산정과 연봉 책정에 있어 보수적이다. 개인 성과보다 팀 성적을 우선시해왔다. 늘 기존 선수들과 형평성도 따지는 구단이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마저 김도영은 결정적인 인상요인을 가진다. 2023년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도 못했던 KIA가 2024년 통합우승을 차지했고 그 과정에서 김도영의 지분이 압도적이다. 해마다 연봉 고과 1위를 투·타별로 따지지만 2024년 고과 1위는 따져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다. 스탯티즈 기준 지난 시즌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에서 김도영은 8.32로 2위 카일 하트(NC·6.93) 등 각 팀 외국인 선발 투수들을 월등하게 앞선 리그 1위다.

이정후는 데뷔 이후 리그를 점령하면서 2년차였던 2018년부터 미국 가기 전 마지막 시즌인 7년차의 2023년(11억원)까지 6년 연속 각 연차별 최고 연봉 기록을 싹쓸어 보유하고 있다.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잘 했던 슈퍼스타지만 이정후가 갖지 못한 딱 한 가지가 팀의 우승이다.

김도영이 단숨에 이정후의 4년차 기록을 넘보는 것이 가능한 가장 큰 요인이 여기 있다. KIA 구단도 “팀 우승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김도영의 승리기여도 지표가 워낙 높다”고 말하고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김도영의 공헌도은 절대적으로 높다. KIA가 지난해 판매한 김도영 마킹 유니폼 판매 수익만 100억원을 넘겼다. 유례없는 수치다보니 KIA도 김도영에게 유례없는 인상폭을 적용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또한 최근 여러 구단들처럼, KIA도 구단 최고 스타가 된 김도영의 상징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김도영의 3년차 연봉 1억원은 이정후 2년차 연봉(1억1000만원)보다 적었다. 4년차 최고연봉 기록과 최소한 어깨를 나란히 한다면 김도영은 이정후가 2년에 걸쳐 올려받은 연봉을 단 한 번에 올려받게 되는 것이다. 리그가 역대 최고 흥행을 거둔 2024년 KIA 우승에 있어 김도영의 활약 가치가 그만큼 높게 매겨지고 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