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주장 한인 검사, 허위 들통나 자격 박탈

2025-01-10

덴버검찰청 근무시 문자 조작

법원 "사법 제도 신뢰 약화시켜"

한인 여검사가 검찰 내에서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가 피해 사실이 허위로 밝혀지면서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 한인 여성은 검찰 내부 조사 과정에서 성희롱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조작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휴대폰과 노트북까지 파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콜로라도주 대법원 징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덴버검찰청에서 근무했던 최유진 전 검사의 변호사 자격을 박탈했다.

결정문에는 “최씨의 이번 행동은 사법 제도의 근간인 진실 추구를 훼손한 행위”라며 “대중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최씨는 2월부터 변호사 활동이 정지되며, 법원 결정에 항소할 수도 있다.

결정문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2021년 시작됐다. 당시 최씨는 가정 폭력 담당 검사로 근무하면서 검찰 내 범죄 수사관인 댄 하인즈가 자신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덴버 검찰은 내부 조사를 진행했으나 하인즈에 대한 혐의점을 찾지 못해 조사를 종결했다. 대신 이 과정에서 하인즈는 부서 이동 조치와 최씨와 접촉해서는 안 된다는 처분을 받았다.

이듬해 10월 최씨는 다시 한 번 하인즈를 고발했다. 하인즈가 자신에게 성적인 내용이 담긴 4건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증거로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 스크린샷을 제출했다.

검찰 내부 조사과는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거짓말 탐지기를 비롯해 하인즈의 휴대전화까지 압수해 조사를 진행했다.

결정문에는 “당시 조사에서 최씨는 휴대전화의 이름을 바꿔 마치 하인즈가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낸 것처럼 위조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심지어 자신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려 하자 본인의 휴대전화가 욕조에 빠졌고, 노트북에 물을 쏟아 기능이 망가졌다고 증언했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최씨는 이번 결정에 앞서 법원 징계위원회에 하인즈에게 해를 끼칠 의도가 없었고,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변호사 자격을 얻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선처를 요청했었다.

결정문에는 “최씨는 10세 때 부모님과 함께 한국에서 이민을 왔으며 콜로라도에서 극소수인 아시아계 여검사로 활동했다”며 “최씨는 이러한 배경을 근거로 고립되고 지친 상태였다는 점을 주장했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법원 징계위원회 측은 결정문을 통해 “변호사가 부정직하게 속임수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심각한 행위”라며 “변호사라는 직업의 성실성을 훼손하고 법률 시스템 신뢰를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며 박탈 배경을 설명했다.

누명을 벗은 하인즈는 현재 명예훼손과 정신적 피해 등을 이유로 덴버 검찰과 시정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하인즈는 “당시 (성희롱 혐의 때문에) 개인 소지품을 챙겨 사무실을 나오는 그 순간은 너무나 수치스러웠다”며 “나에 대한 주변 동료들의 태도가 하룻밤 사이에 완전히 뒤바뀌었고 마치 검찰에서 나는 몹쓸 인간이 된 것 같았다”고 전했다. 한편, 최씨는 지난 2019년 5월부터 검사로 일했다. 2020년에는 약물과 관련한 중범죄자를 다루는 부서에서 활동했고, 2022년부터는 가정 폭력 전담 부서에서 근무했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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