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구 “美 대선서 누가 이기든 미래 모빌리티 패권 경쟁 심화” [2024 중앙포럼]

2024-10-23

미국 대선, 중국 전기차의 세력 확장,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 자동차 산업의 격변기에 한국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2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미 대선과 한·미 동맹’을 주제로 열린 ‘2024 중앙포럼’에서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현재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큰 패러다임 전환기에 있다”며 “미국도 중국도 미래차 산업을 육성하는 시점에서, 한국이 정책적으로 발맞추지 못한다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미국의 산업 정책이 달라짐에 따라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모두 보호 무역주의와 자국 이익 우선주의를 강화하고 있다”며 미국의 집권 당에 따라 유불리를 계산하는 방식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2008년 제너럴모터스(GM)가 파산한 뒤 미국의 산업정책이 달라졌고, 2018년부터 미국은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과 통상에 대한 연구를 상당히 진척시켰다”라고 덧붙였다.

“美, 2018년부터 車공급망 연구 진척”

오는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자동차 산업에 미칠 영향에 산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이 원장은 누가 되든 간에 한국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패권 경쟁이 치열해질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단기적으론 (전기차에 우호적인) 현 기조가 이어지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배터리·반도체는 물론 첨단 자동차까지도 미국에서 생산하려 할 것이므로 한국 자동차 산업이 굉장히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것이라 한국이 경쟁 우위를 확보한 전기차 보조금도 지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4년 뒤를 봐야 한다. 미국·중국의 미래차 산업 육성에 한국이 발맞추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배터리업계 먼저 2차 구조조정 맞을 것”

글로벌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에 대해 이 원장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큰 폭으로 줄었고 전기차도 캐즘을 맞으면서 자동차 산업에선 구조조정도 함께 일어나고 있다”며 전동화 전환 속도에 주목했다. 그는 “연평균 글로벌 자동차 수요 증가율이 3%라고 하지만, 첨단 기술산업인 전기차 수요는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170만대로 월별 사상 최대 판매고를 올렸으며, 올해 전기차 판매 예상치는 1650만대로 작년(1450만대)보다 200만대 늘 것이란 설명이다. 캐즘 이후엔 ‘다윈의 바다’(경쟁으로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올 것이고, 새로운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원장은 “배터리 업계도 곧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며 “완성차 업계가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고, 미국·유럽 등도 국가적 차원에서 배터리 산업 육성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2026년부터는 자체 경쟁력 확보”

이 원장은 2026년부터는 전기차 기업들이 보조금 없이도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전기차는 자동차의 기본이 될 것이고, 자율주행차·소프트웨어중심차(SDV)가 옵션이 될 것”이라며 “이런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현재로선 중국이 앞서가고, 빠른 속도로 글로벌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중국 전기차를 막지 못한다면 미국의 자동차 산업은 2008년 GM 파산과 같은 결말을 맞게 될 것이다. 포드·크라이슬러는 이미 어렵고, 테슬라도 주춤한 상황이며 한국도 그 여파를 피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 자동차업계의 전략에 대해 이 원장은 미래차는 플랫폼·배터리 등 연구인력이 많이 필요하고, 분야가 넓은 만큼 전방위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자동차 부품의 품질을 향상하고 원가를 떨어뜨려 수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제 ‘코리아 패스(path)’를 만들어야 하고, 미국과 협력할 수 있을 만큼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게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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