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캠리 9세대 풀체인지 모델 출시
'하이브리드' 단일, 저가트림 없애고 럭셔리 추가
"SUV 잘팔려도 세단 30% 점유율… 경쟁력 있다"
가격 상승폭 대비 편의사양 대폭 확대
"한국 소비자들이 SUV를 선호하는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세단을 고집하는 소비자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캠리는 그들에게 세단으로서의 충분한 가치를 제공 할 것입니다. 세단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했습니다."
26일 토요타의 중형 세단 캠리의 9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출시 행사에서 토요타 관계자가 한 말이다. 혼다 어코드와 함께 수입 대중 브랜드 세단으로 인기를 끌었던 과거와 달리 한국 내 세단의 인기가 크게 줄었음에도 충분히 어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번 9세대 캠리는 하이브리드 단일 모델로, 전작에서 지적됐던 '올드함'을 벗어던진 것이 특징이다. 토요타 브랜드 전체를 통틀어 중형급 모델에 탑재되지 않았던 편의사양들도 대거 추가됐다.
9세대 캠리의 외관은 지난해 출시됐던 크라운 풀체인지, 프리우스 풀체인지에 적용됐던 디자인이 그대로 이어지면서 '패밀리룩'을 완성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크라운, 프리우스의 풀체인지 모델이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았던 것 처럼, 이번 캠리를 통해 토요타는 '내구성은 좋지만 디자인이 올드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의 새로운 패밀리룩의 특징은 망치를 닮은 형상의 '해머 헤드' 디자인인데, 캠리에서도 적용되면서 날렵한 인상이 강조됐다. 매끄럽게 떨어지는 보닛 대비 헤드램프는 날렵하게 위로 치솟으면서 스포티하고 젊은 느낌이 배가됐다.
외관 만큼이나 내부 역시 큰 변화를 감행했다. 12.3인치 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터치형 센터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첨단 이미지를 강조했고, 그간 중형 세단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2열 리클라이닝 시트, 전동커튼 기능도 추가됐다.
토요타코리아 관계자는 "세단 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여전히 있다. 주행감이 SUV 대비 세단이 더 매끄러워 탑승자의 멀미가 덜할 수 있고, 승차하기도 좋다는 그런 장점이 있다. 사고시의 안전성도 더 좋다"며 "한국에서 세단이 안팔린다고 하지만, 여전히 30%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이 안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캠리를 통해 '웰메이드'에 기반한 토요타의 '대중 럭셔리'에 대한 고집도 짙어졌다. 신형 캠리의 가격은 ▲XLE 그레이드 4800만원 ▲XLE 프리미엄 그레이드 5360만원인데, 기존 저가 트림이었던 LE 트림을 없애고 럭셔리 트림인 XLE를 추가하면서 전반적인 가격대를 높였다.
수입차인 만큼 물류비 등이 포함됐다 하더라도,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중형 세단과 비교하면 한참 높은 가격대다. 지난해 출시됐던 크라운, 프리우스, 하이랜더 등 신차들에서 '높은 가격대에 걸맞는 내구성과 상품성'을 내세웠던 만큼, 이번 캠리에서도 '대중 브랜드 중에서도 럭셔리를 고집하겠다'는 정책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다소 높은 가격대에도 이미 사전예약은 500대를 넘겼다.
다만, 토요타가 캠리에 기대하는 '패밀리카'로서의 수요를 한국에서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40~50대의 중장년층이 패밀리카로 캠리를 많이 구매하고 있지만, 한국에선 SUV 라인업이 인기를 얻고 있어서다. 디자인이 젊어진 만큼, 한국 시장에서의 타깃을 재설정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에서 패밀리카에 대한 인식이 SUV를 떠올리고 있어 SUV와의 격차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전작 대비 가격 상승 폭과 추가된 옵션을 비교하면 가격이 거의 오르지 않은 수준이다. 국산차와 비교해서도 필요한 옵션을 제공해주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캠리는 이런 부분을 개선했다.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