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한국에 전기차를 출시할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9곳, 부산·대구·광주 등 지방에 6곳의 판매 거점을 낸다. BYD가 낙점한 곳은 신흥 부촌이거나 젊은 세대가 밀집한 지역들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기차 수요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BYD코리아는 17일 국내에서 승용차 판매를 담당할 6개의 딜러 파트너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DT네트웍스, 삼천리EV, 하모니오토모빌, 비전모빌리티, 지엔비모빌리티, 에스에스모터스 등이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 사업부문 대표는 “한국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는지 판단해 6개 딜러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며 “권역별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 개소 등 상세 내용은 추후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딜러사들은 국내에서 BYD 승용차 판매를 비롯해 애프터서비스(AS), 고객 대응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BYD의 판매 거점들은 주로 신흥 부촌으로 주목받는 지역이다. 서울에선 강남구가 아닌 서초·용산·양천·강서구에 판매 매장을 낸다. 서초 BYD 매장은 현재 BMW 매장이 위치한 반포대로 교대입구 삼거리 인근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에선 경기 분당(성남시)·일산(고양시)·안양·수원과 인천 연수 등 신도시 지역을 낙점했다.
지방에서도 대규모 신규 주거 지구가 들어선 지역을 택했다. 대전에선 혁신도시에 지정돼 개발 중인 동구를, 부산에선 광안동·민락동 등 미니 신도시급 주택단지가 위치한 수영구를, 대구에선 부도심으로 꼽히는 수성구를, 광주에선 상무·금호·풍암지구 등 대규모 주거지구 위치한 서구에 판매거점을 마련한다. 강원도에선 혁신·기업도시가 들어선 원주를 택했고, 제주에도 매장을 낸다.
2017년 국내에 진출한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는 전략이 다르다. ‘프리미엄 전기차’로 포지셔닝했던 테슬라는 당시 경기 하남 스타필드 쇼핑몰에 1호 매장을 내고 홍보 공간을 꾸몄다. 딜러사 등 중간판매자 없이 소비자가 직접 온라인몰에서 주문하는 ‘커스텀 메이드’ 브랜드로 운영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현재 경기 하남을 비롯해 전국에 8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서울 강남 2곳(논현동·신사동), 여의도 1곳을 비롯해 경기 분당, 대구 수성, 부산 해운대, 제주 등에 매장이 있다.
BYD는 테슬라와 달리 딜러사를 통해 판매함으로써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오해나 반감을 해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BYD코리아는 “전 세계 99개 지역에서 모두 현지 딜러를 통해 판매한다”며 “전기차를 처음 접하는 고객들과 직접 대면해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고 고객 체험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BYD는 국내 렌터카 업체를 통한 기업간 거래(B2B)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렌터카 시장은 차량을 시장에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고 잠재 고객을 유치하는 는 데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도 미국 시장에서 렌터카·리스 등 상업용 차량 시장을 우선 공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