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송환 준비...유죄 확정땐 종신형
에콰도르 최대 마약 조직 '로스 초네로스(Los Choneros)'의 수괴로 알려진 '피토(Pito)'가 탈옥 1년여 만에 당국에 다시 붙잡혔다.
25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에콰도르 특수부대는 이날 서부 항구도시 만타에서 약 10시간에 걸친 작전 끝에 피토를 체포했다. 만타는 로스 초네로스의 주요 활동 거점으로 알려진 지역이다.
본명은 호세 아돌포 마시아스 빌라마르(Jose Adolfo Macias Villamar)인 피토는 2011년 살인, 인신매매, 마약 밀수 등의 혐의로 징역 34년형을 선고받았으며, 수감 중에도 교도소 내부에 수영장을 만들고 파티를 여는 등 '교도소의 왕'으로 군림해 왔다. 그는 2023년 1월 영화 같은 탈옥을 감행해 약 100만 달러의 현상금이 걸린 에콰도르 1급 수배자로 전환됐다.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이날 SNS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피토의 체포 소식을 전하며 “미국 송환 절차를 준비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 측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피토는 미국 검찰로부터 코카인 밀매 및 공모, 무기 밀수 등 7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돼 있으며,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에콰도르 주재 미국 대사관도 공식 X 계정을 통해 “에콰도르의 초국가적 범죄 대응 노력을 지지하며, 이번 체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에콰도르는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인 페루와 콜롬비아 사이에 위치한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최근 수년간 마약 카르텔 간 충돌이 심화되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피토가 이끄는 로스 초네로스는 그 중심 세력으로 꼽혀 왔다.
피토는 2020년 조직 전 수장이었던 호르헤 잠브라노가 쇼핑몰에서 피살되자 그 자리를 이어받았으며, 2023년 대선 기간에는 반갱단 성향의 야당 대선후보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에게 협박 메시지를 보내고, 그의 암살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의 탈옥 직후 에콰도르 내 6개 교도소에서 동시 폭동이 발생해 20여 명이 숨지고 교도관들이 인질로 잡히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당시 정부는 5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병력을 동원했지만, 피토는 그동안 도피를 이어왔다.
이번 체포로 1년 넘게 이어졌던 대규모 수배 작전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