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류진욱(29)은 새 시즌을 앞두고 변화를 택했다. 올봄부터 투창을 던지는 훈련을 루틴에 추가했다.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로 유명해진 훈련이다. 상·하체를 모두 단련할 수 있다는 게 이점이다.
류진욱은 “팔로만 던지는 경향이 강해서 어떻게 해야 하체를 더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몸 전체의 가동성을 올리고 싶었다. 유연성을 기르려고 필라테스도 고민해 봤는데, 투수는 아무래도 공 던지는 동작에서 유연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고민하다 야마모토 등 다른 투수들의 창 던지기 훈련을 발견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곧장 투창 모형을 주문했다. 1개 10만원 짜리 4개를 샀다. 류진욱은 “상·하체를 다 써야 창이 예쁘게 날아가더라. 루틴으로 꾸준히 만들고 있는데 만족스럽다. 시즌 중에도 이어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키 1m94 장신 불펜 전사민(26)은 다른 방향의 변화를 택했다. 주자가 있든 없든 와인드업 없이 퀵 모션으로만 던진다. 전사민은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와인드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리를 들지 않아도 구속에 편차가 없더라. 불필요한 동작을 줄이고, 몸이 흔들리는 걸 막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류진욱이 최대한 하체를 활용하는 변화를 택했다면, 전사민은 불필요한 하체 동작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한 셈이다.
와인드업을 포기한다는 건 일종의 모험수였지만, 크게 고민하지 않고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그 이전부터도 와인드업 동작을 계속 고민하고 있었고, 밸런스를 잡기 위해 키킹 동작을 꾸준히 줄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사민은 “이용훈 투수코치님이 데이터를 계속 보시면서 충분히 설명을 해주셨다. 저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해왔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사민은 시범경기 내내 퀵 모션으로만 던지는 실험을 했다. 결과는 좋다. 예전처럼 이리저리 공이 크게 빠지는 경우가 많이 줄었다. 공 던지는 타이밍이 일정하게 잡힌 덕분이다.
류진욱과 전사민은 지난 시즌 부진했다. 2023년 평균자책점 2.15에 20홀드를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류진욱은 지난해 팔꿈치 통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평균자책점은 5.74까지 치솟았다. 2019년 데뷔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던 전사민 역시 지난해 평균자책점 9.51로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류진욱은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한다. 이용찬의 선발 전환 이후 새로운 마무리를 누구에게 맡길지 계속 고민하던 이호준 NC 감독은 결국 류진욱을 선택했다. 지난해 부진했지만, 올 시즌 충분히 제 기량을 회복할 수 있다고 봤다. 전사민도 시범경기 동안 이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현시점 불펜 투수 중 구위가 가장 좋다는 평가다. 지난해까지 주로 추격조, 롱릴리프 등으로 뛰었지만 올해는 필승조 한 축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이 감독은 유사시 전사민을 마무리 후보로 올릴 생각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