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100세의 행복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공관 삼청당 앞. 김민석 국무총리가 초조한 듯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량에서 내린 백발의 신사가 모습을 드러내자, 김 총리는 급히 다가가 두 손으로 그를 감싸며 환대했다. 계단을 오를 때도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극진히 보살폈다.
국정 2인자 총리가 이렇게까지 깍듯이 영접한 주인공, 신동식(93) 한국해사기술(KOMAC) 회장이다. 최근 미국 트럼프 관세 협상에서 핵심 카드가 됐던 조선업을 대한민국에 처음 뿌리내린 인물이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미래를 위한 조언을 듣고자 김 총리가 직접 초대했다고 한다.
대담을 앞두고 김 총리는 긴장한 듯 손수건으로 얼굴의 땀을 연신 닦았다. 넥타이를 맨 신 회장을 보자 “노타이로 만나자 해서 안 했는데 저도 예의를 차려야겠습니다”라며 비서관을 급히 불러 넥타이를 챙기기도 했다.

대담이 끝날 무렵 김민석 총리가 탄성을 내뱉었다. “어떻게 이렇게 건강을 유지하십니까. 오늘 많이 배웠습니다. 이번 정부 경제수석직 어떠십니까?”
농담이었지만 깊은 존경이 묻어났다. 세월을 뛰어넘어 인재를 보는 눈은 같았다. 60년 전 박정희 전 대통령도 그를 ‘인간 국보’라 부르며 불과 36세였던 그를 초대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앉혔다.
당시 대한민국엔 제대로 된 조선업의 개념조차 없었지만, 그는 세계 정상급의 조선산업을 일궈냈다. 그가 없었다면 오늘날 K-조선은 없었을지 모른다.
〈100세의 행복〉12화는 93세에도 왕성하게 일하며 나라를, 아니 세계를 움직이는 살아있는 전설 신동식의 건강 비결을 담았다.
목차
📌평생 미스테리, 박정희는 왜 그랬을까
📌칸트 닮은꼴…93세 현역이 일하는 방식
📌당뇨·패혈증·뇌출혈…모두 이겨낸 비결
📌실버타운서 철저한 이중생활, 이유는
※〈100세의 행복〉지난 이야기 복습하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①고아 소녀, 50만원 옷 걸쳤다…부자 된 95세 할머니의 철칙
②“100세지만 연애 중입니다” 매일 뽀뽀하는 노부부의 비밀
③ 90세에 처음 태권도 배웠다…101세 ‘꽃할배’ 칼각 발차기
평생 넓은 바다를 누비는 거대한 배를 만드는 일을 했다면, 청년 시절 박정희 군사정권에서 최고 권력을 누렸다면 얼마나 카리스마가 있을까.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그를 처음 만났을 때 교과서의 위인을 직접 보는 느낌이었다.
최정상의 권력과 명예를 모두 이룬 것도 모자라 100세 가까이 장수하는 거장에게는 분명 특별한 혜안이 있을 것이다. 가볍게 첫 번째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인터뷰 10분 만에 그는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국정 2인자 앞에서도 전혀 흔들림 없던 그였다. 조선의 아버지라 불리는 거물 신동식이 운다. 그것도 소년처럼 서럽게 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