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에이스(ACE) 기반의 인공지능 캐릭터 적용
전날 경험이 다음날 행동에 영향…성격 뚜렷해지며 진화
AI 캐릭터끼리도 부딪히며 예측불가 발전…미래 게임에 성큼
국내 게임 기업이 2025년 출시할 대형 야심작 중 하나가 크래프톤의 ‘인조이(inZOI)’다. 한국판 심즈로 불리는 이 게임은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이용자가 바로 신이자 조물주다. 가상 세계 속에서 자신이 만든 아바타로 수많은 이용자와 교류할 수 있다.
인조이엔 이미 인공지능(AI) 기술이 들어갔다. 지스타2024 시연에 선보인 바 있다. 생성형 AI 도구인 ‘AI 텍스처’가 포함돼 캐릭터 의상에 무한한 패턴을 넣는 등 원하는대로 창작할 수 있다.
크래프톤이 이번에 공개한 AI 기술은 한층 고도화됐다. 인조이에 들어갈 ‘스마트 조이(Smart Zoi)’, 즉 ‘공동플레이캐릭터(CPC, Co-Playable Character)’다. CPC는 엔비디아가 2023년 공개한 에이스(ACE) 기술로 만든다. 게임 특화 온디바이스 소형언어모델(SLM for Gaming)을 기반으로, 게임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업계와 이용자가 궁금해하는 부분은 CPC의 상호 작용 수준이다. 따지고 보면 게임 속에서 캐릭터 간 상호 작용은 매우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 때문에 최적화한 SLM이 중요하다. 엔비디아는 크기별로 ACE SLM 3개 모델(8B, 4B, 2B)을 내세웠다. 가장 작은 2B-128k 모델은 1.5GB VRAM에서도 작동한다.
엔비디아는 NVIDIA ACE로 제작된 inZOI CPC에 대해 “지금까지 본 어떤 것보다 더 반응적이고 현실적인 CPC”라며 “도시의 모든 ZOI는 삶의 목표에 따라 자율적으로 행동하고 주변 환경과 이벤트에 반응하여 더 깊은 수준의 몰입과 복잡한 사회적 상황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조이 캐릭터<영상 참조>는 각자 성격을 가지고 움직인다. CPC가 이용자에게 박수와 응원을 보내거나 적극적으로 다가서기도 한다. 길을 잃은 여성을 도와주거나, 거리 공연자를 응원하며 사회적 상호작용을 일으킨다.
CPC의 최대 특징은 캐릭터가 진화한다는 것이다. 잔날 경험이 다음날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이용자 반응에 따라, 타 CPC 간 상호작용에도 행동이 바뀌는 것이다. 이러한 CPC가 모이면 예측 불가한 가상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 미래 게임에 성큼 다가서는 것이다. 인조이 CPC가 첫 시도다.
엔비디아 에이스 기술은 인조이의 CPC 수준은 아니더라도 몇몇 게임에 적용돼 있다. 위메이드가 미르5 보스 몬스터에 빠르게 도입했다. 스크립트 기반으로 움직이는 보스가 아니라 이용자 행동을 학습해 동적으로 공격 패턴을 바꾼다. 보스 파훼법이 매번 바뀐다는 얘기다.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역동성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중국 넷이즈는 배틀로얄(생존경쟁)게임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NARAKA: BLADEPOINT)’에 오는 3월 CPC를 선보인다. 최대 40명의 플레이어가 근접 전투 중심으로 생존경쟁을 벌이는 게임에서 CPC는 고유한 이동 능력과 전투 연계기(콤보)를 구사하며 반격에도 나선다. 이용자가 원하는 특정 아이템을 찾아주거나 장비를 교체하고, 잠금 해제 스킬을 제안하는 등 조력자로 활약할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올해 펍지 IP에도 CPC를 적용한다. 8B 모델을 채택해 AI 팀원이 게임별 전문 용어를 사용해 소통하고, 실시간으로 전략을 권장하는 등 팀 내 조건반사 수준으로 움직이는 기존 NPC의 수준을 뛰어넘은 고성능 AI 캐릭터를 진화할 예정이다. CPC가 전리품을 찾아 공유하고, 차량을 운전하며, 게임 내 광범위한 무기고를 탈취하는 등 다른 인간 플레이어과도 싸울 수 있도록 한층 고도화된 AI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