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MLB)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열풍이 불고 있다. 2025 시즌 초반 공수에서 빼어난 실력을 자랑하며 전문가들은 물론 팬들의 시선까지 사로잡았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이제 “정. 후. 리.” “정. 후. 리.” 챈트가 강렬하고 힘차게 울려퍼진다.
MLB 공식 유튜브 계정은 11일 ‘이정후의 놀라운 2025 시즌 스타트’(Giants‘ Jung Hoo Lee’s AWESOME start to 2025!)라는 하이라이트 영상을 메인 화면에 올렸다. 시즌 초반 샌프란시스코의 상승세를 이끌며 공수에서 펄펄 날고 있는 이정후의 활약 영상을 팬들에게 소개했다. 국내 야구팬은 물론 MLB 팬들도 이정후의 활약에 놀라움을 나타내고 있다. 영상 댓글에는 “이치로와 같은 대단한 선수가 될 것 같다” “공수에서 완벽하다” “타격왕을 다툴 만하다” “그의 웃음에 빠져 버렸다” 등 팬들의 찬사와 기대가 쏟아진다.

현지 언론도 이정후의 활약에 주목한다. ‘더샌프란시스코 스탠다드’는 이날 ‘정후리. 자이언츠의 필수 엔터테이너, 그의 모든 움직임에 팬들은 기대를 건다’는 제하의 장문의 기사를 통해 이정후를 조명했다.
이 매체는 “오라클 파크의 모든 사람들은 “정. 후. 리” 챈트에 열광하고 역동적인 중견수와 유대감을 느낀다”며 팬들을 사로잡고 있는 이정후 열풍으로 기사를 시작했다.
이어 “그는 타석에서나 수비에서나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대부분을 어깨 부상으로 놓친 이후 이젠 건강하고 활발하게 활동하며 외야 잔디 한가운데서 뿐만 아니라 관중석 전체에서 주목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후는 시즌 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3에 4타점, 11득점, 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08을 기록 중이다. 특히 7개의 2루타를 기록해 MLB 전체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이 매체는 “팬들이 정후 열풍에 동참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의 등번호 51번은 이번 시즌 자이언츠에서 가장 많이 팔린 유니폼이다. 로건 웹, 맷 채프먼, 헬리엇 라모스 등 관중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선수들의 유니폼을 생각하면 더욱 의미 있는 숫자”라고 전했다.

최근 이정후의 이름을 딴 ‘후 리 간스’(Hoo Lee Gans)라는 팬클럽이 생겨 직접 만든 티셔츠와 불꽃 가발을 착용하고 독특한 응원을 선보여 MLB 전체에도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이정후는 빼어난 컨택 능력과 수비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다이빙 캐치로 벌써부터 홈팬의 눈길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이제 전문가들도 이정후를 주목한다.
ESPN은 전날 “이정후는 NL 타격왕을 차지하고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도 상위 5위 안에 들 것”이라며 “만약 이정후가 지난해 15타수를 덜 나섰다면 신인왕 수상도 유력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정후는 루이스 아라에스(샌디에이고)보다 더 빠르고 출루에 잠재력을 가진 선수”라며 “그는 다양한 방향으로 타구를 날리는 능력이 있어 상대 팀 입장에서 수비하기가 까다롭다”고 덧붙였다.
ESPN이 이정후와 비교한 아라에스는 지난해 NL 타격 1위, 최다 안타 1위에 오른 리그 최고의 교타자다. 이런 아라에스보다 이정후를 더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정후의 시즌 초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이정후는 11일 하루 휴식하고 12일부터 뉴욕 양키스-필라델피아-LA 에인절스로 이어지는 원정 10연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