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세 할머니, ‘펜과 종이’로 AI 군단 격파…판타지 프리미어리그 ‘기적’

2025-03-2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기반으로 한 인기 온라인 게임 ‘판타지 프리미어리그(FPL)’에서 데이터 분석 전문가와 알고리즘 애호가들을 제치고, 67세 여성이 전 세계 1위를 차지해 화제다.

29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1140만명이 참가한 FPL에서 시즌 29라운드 기준으로 선두는 수전 클라크(영국·67)로 나타났다. 클라크는 매주 펜과 종이를 이용해 직접 선수 명단을 작성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 게임은 축구 마니아, 데이터 애호가, 알고리즘에 집착하는 이들을 위한 것이다. 가디언은 “현재 판타지 FPL 선두가 데이터 분석가도, 축구 관계자도, 컴퓨터 과학자도 아닌, 매주 펜과 종이를 사용해 팀을 선택하는 67세 여성”이라고 전했다.

2002년 7만 명으로 시작한 FPL은 현재 영국을 비롯해 이집트, 나이지리아, 말레이시아, 미국 등 전 세계 1140만 명이 참여하는 인기 게임으로 성장했다.FPL은 EPL에서 뛰는 실제 선수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가상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이다. 이용자는 정해진 예산 안에서 선수를 선발하여 팀을 구성하고, 각 선수의 실제 경기 활약에 따라 점수를 얻는다.

클라크는 전통적으로 프리미어리그를 분석하고 있다. 가디언은 “클라크의 선전은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반의 분석이 지배하는 최근 추세와는 정반대여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유명 뉴스레터 ‘Lazy FPL’ 공동창립자 미치 머피는 “29라운드까지 1140만 명을 제친다는 것은 거의 로또에 당첨되는 수준”이라며 “FPL이 갈수록 데이터와 AI 중심으로 변해가는데, 클라크가 이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크는 “가족과 친구들의 반응이 재밌다”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클라크는 5명이 참여하는 소규모 리그 ‘게임 오브 본스(Game of Bones)’에서도 2위와 무려 200점 가까운 차이를 벌린 압도적 1위다. 클라크는 자신의 비결에 대해 “올드패션이라고 해도 좋다. 매주 펜과 종이로 직접 명단을 작성하는 게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데이터 중심의 판타지 축구 리그에 아날로그 감성으로 도전장을 낸 클라크가 시즌 끝까지 1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머피는 “FPL 랭킹 상위권에 드는 사람들은 대체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과도한 시간을 쓴다”면서도 “클라크와 같은 참가자의 등장은 축구가 가진 본래의 불확실성과 낭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머피는 “아무도 결과가 미리 정해진 게임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모두 30주 차에서도 수전이 정상에 오르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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