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농민 울리는 농신보 연대보증…안전장치도 '허술'

2024-10-18

임미애 의원 "농신보 연대보증 요구, 제도개선 필요"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농림수산업자의 신용력을 보완하기 위해 보증을 해주는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농신보)이 여전히 대출 법인에 습관적으로 연대보증을 요구하고 있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농신보의 최근 5년간 법인 보증에 대해 연대보증인 입보를 요청한 현황을 보면 갱신보증 시 연대보증인 입보 요청은 2019년 7700건, 1조3033억원에서 2024년 9월말 기준 3719건, 7092억원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신규보증에 대한 연대보증인 입보 요청은 없었다.

그러나 농신보는 갱신보증 시 보증 대상 법인의 책임성이나 신용도 등을 평가해 연대보증인 입보를 취소하는 것이 아니라, 당초 연대보증이 있던 보증인 경우 갱신 시 무조건 연대보증인 입보를 요청하고 있다. 앞서 갱신보증 시 연대보증인 입보 요청 감소분은 대출 상환에 의한 것이지 보증 대상 법인 평가를 통한 연대보증 취소가 아닌 것이다.

그동안 연대보증 제도는 강력한 채권회수 수단으로서 과거 광범위하게 활용됐지만, 차주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재기 기반이 무너지는 등 경제적 타격을 입는 부작용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점차 축소·폐지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이뤄졌다.

농신보 역시 2018년 8월 13일 연대보증 입보면제 특례를 시행하면서 개인대출과 법인 신규 대출에 대해서는 연대보증인 입보를 요구하지 않지만 여전히 법인 보증 갱신 시에는 연대보증인 입보를 요구하고 있다. 유사한 성격의 타 공적보증기관과 비교하면 정부정책으로 추진된 연대보증 폐지가 아직 제대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중소기업의 보증을 지원하는 기술보증기금에서는 2018년 법인 연대보증 입보면제 특례지침을 통해 법인 신규보증에 대한 연대보증을 전면 폐지했으며, 기존 보증에 대한 갱신의 경우에도 연대보증 면제를 시행하고 있다. 기술보증기금에서는 심사를 통해 보증기업의 책임성, 신뢰성 및 기타요건을 심사해 요건 충족 시 연대보증을 면제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 2024년까지 3만건이 넘게 연대보증 면제 후 보증 갱신을 했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또 다른 기관인 신용보증기금에서도 회생지원보증 등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법인 신규보증에 대해서는 연대보증을 요구하지 않고 있으며 법인 보증 갱신 시에는 책임경영 평가를 통해 연대보증을 면제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8만9123건에 대해 연대보증 면제 후 보증 갱신을 했다.

전국의 지역재단을 통해 소기업·소상공인의 보증을 지원하는 신용보증재단에서도 회생지원보증이나 재도전특례보증과 같은 일부 보증을 제외하고는 법인에 대한 연대보증인 입보를 요구하지 않고 있으며 보증 갱신 시에도 책임경영이행심사를 통해 연대보증 입보면제를 하고 있다.

농신보가 미흡한 부분은 또 있다. 기술보증기금법, 신용보증기금법, 지역신용보증재단법 등 각 보증기관에 대한 법에서는 연대보증채무의 감경·면제 조항이 있어 보증기업이 회생 혹은 파산 후 면책결정을 통해 채무가 감경 또는 면제될 경우 연대보증채무도 동일한 비율로 감경 또는 면제하게 돼 있다. 연대보증인에 대한 안전장치인 셈이다.

그러나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법에는 이러한 연대보증채무의 감경·면제 조항이 없다. 이 때문에 농신보는 주채무자인 법인이 회생개시결정을 받은 이후에도 연대보증인에 대한 추심을 진행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303명의 연대보증인에 21억3600만원을 추심했다. 농신보는 주채무자의 회생이 연대보증인의 변제책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연대보증인에 대한 추심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연대보증을 없애는 정부 방침과는 분명 어긋난다.

이에 임미애 의원은 "농신보는 농림수산업자가 보다 원활하게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인데, 부작용이 문제 돼 폐지된 연대보증 제도를 아직도 끌어안고 있으면서 오히려 농림수산업자에게 연쇄적인 어려움을 겪게 하고 있다"며 "타 공적보증기관이 정부 정책에 따라 제도를 개선해 온 것처럼 농신보도 하루빨리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lu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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