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표·쌍용·한라시멘트서 중금속 EU기준값 초과…유니온시멘트만 불검출

2024-10-15

유독성 물질인 ‘6가크롬’ 함유

국내 시험법상 기준값은 만족

시민단체 기준 강화 목소리 속

환경부, 시험법 변경 등 검토

국립환경과학원이 최근 국내 시멘트 제품 대상으로 중금속 함유량을 분석한 결과 유럽연합(EU) 시험 기준으로 4종 중 3종에서 기준값을 초과하는 6가크롬이 검출됐다. 6가크롬은 독성이 강해 접촉하거나 흡입하면 피부·호흡기에 장애를 유발하는 유해물질이다.

그간 시멘트 제품 내에서 6가크롬이 다량 검출되는 건 제조 공정 중 폐기물이 소성로 연료로 쓰이기 때문이란 지적이 계속 나왔다. 이번에 6가크롬이 검출되지 않은 제품의 경우 그 용도상 폐기물이 상대적으로 소량 투입돼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실이 국립환경과학원로부터 받은 ‘삼표·쌍용·한라·유니온 시멘트 제품 중금속 분석 결과’ 자료에 따르면 삼표·쌍용·한라의 경우 포대 시멘트 제품에 대해 국내 시험법으로 6가크롬 함유량을 분석한 결과 각각 ㎏당 15.26㎎·3.47㎎·7.68㎎이 검출됐다. 모두 국내 시험법상 기준값(㎏당 20.0㎎) 이내였다. 다만 EU 시험법으로 같은 제품을 분석한 결과 삼표·쌍용·한라에서 6가크롬이 각각 ㎏당 9.74㎎·5.24㎎·7.87㎎씩 검출돼 기준값(㎏당 2.0㎎)을 초과하는 모습이었다.

그간 시민단체에선 이런 이유로 시멘트 제품에 대한 시험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실제 환경부는 국내 시험법을 유지하되 기준값을 상향하거나 아예 시험법을 EU 기준으로 변경하는 등 대안을 놓고 검토 중인 상황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후속 연구용역 결과와 함께 종합적으로 시험 기준 강화를 검토하려고 한다”며 “내년 6월까지 시멘트 관련 3차 연구용역이 완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환경과학원 분석에 포함된 유니온 시멘트 제품의 경우 국내 시험법에서도, EU 시험법에서도 6가크롬이 아예 검출되지 않았다. 이는 시멘트 제품 내 6가크롬 다량 검출 현상과 제조 공정 중 폐기물 투입 간 상관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유니온 시멘트 제품은 일반적인 회색 시멘트와 달리, 화장실같이 외부가 하얀 시설에 쓰이는 ‘백색 시멘트’다. 그런 이유로 유니온 측에선 폐도자기 등 일부 폐기물에 한해 제한적으로 제조 과정에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환경부는 폐기물 투입과 시멘트 제품 내 6가크롬 초과 검출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한 연구용역도 진행 중이다.

박 의원은 “이번 분석결과로 폐기물 투입이 6가크롬 다량 검출의 원인이란 게 더 분명해졌다”며 “폐기물 시멘트 문제는 국민 안전과 직접 연관된 사안인 만큼 환경부가 조속히 유해성 기준 마련 등의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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