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도착해 2박3일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지난달 31일 경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칼리드 빈 모하메드 알 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자가 이 대통령에게 “취임 후 처음 (UAE를) 방문하시는 것인 만큼 각별하게 모시겠다”고 한 만큼, UAE에서 누가 이 대통령을 마중 나오는 지도 관심사였다. 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건 UAE의 ‘실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었다.
흰색 두건 구트라(ghutra)를 쓰고 갈색 긴 겉옷 비슈트(bisht)를 두르고 이 대통령을 영접한 칼둔 청장은 UAE 알 나흐얀 왕가로부터 최고 신임을 받는 비(非)왕족 출신 최고위급 인사다. 그는 302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UAE의 국영 투자회사인 무바달라 개발회사(Mubadala Development Company)의 CEO를 맡고 있으며, 퍼스트아부다비뱅크(FAB)와 에미리트 글로벌 알루미늄, 에미리트 원자력 공사 등 여러 주요 기업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칼둔 청장은 세계 축구계에서도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알 나흐얀 왕족(셰이크)인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부통령이 구단주를 맡고 있는 영국프리미어리그(EPL)의 축구팀 맨체스터시티FC의 회장을 2008년부터 맡고 있다. 그는 2013년 설립된 시티풋볼그룹의 회장으로, GFG는 지로나FC(스페인 라리가)와 팔레르모FC(이탈리아 세리에B) 등 전 세계 10여개 축구팀의 지분을 갖고 있다.

칼둔 청장은 이날 이 대통령이 UAE 초대 대통령인 고(故) 자이드 빈 술탄의 영묘가 있는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했을 때에도 함께했다. 그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는 칼리드 왕세자와 함께 방한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만나 사전에 이 대통령의 국빈 방문 절차를 조율했다.
강 실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야 말하지만, 사실 경주에서 이미 칼둔 청장과 만나 한-UAE 정상회담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특사끼리 미리 만나서 준비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며 자신이 UAE를 미리 방문한 이유를 공개했다. 강 실장이 UAE에 머무는 동안 칼둔 청장은 국무장관, AI·보건의료 장관, 방산 업무 담당 첨단기술연구위원회 사무총장 등을 동석시키며 한·UAE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 칼둔 청장이 직접 자택에 강 실장을 초대해 오찬을 함께 했다고 한다.

칼둔은 과거에도 한국과의 인연이 깊다. 문재인 정부 당시 한국과 UAE가 바카라 원전 건설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을 때 중재에 나선 UAE 측 인물이 칼둔 청장이었기 때문이다.
2017년 12월 임종석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해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당시 UAE 왕세제(현 UAE 대통령)를 면담했을 때 칼둔 청장이 배석했으며, 이후 2018년 1월 칼둔 청장이 특사 자격으로 방한해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공개로 면담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3월 UAE를 공식 방문해 모하메드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갖고 “원전은 두 나라 사이의 협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손을 맞잡으면 양국 갈등은 공식 종료됐다. 이때도 칼둔 청장은 모하메드 왕세제의 요청으로 임 실장과 함께 정상회담에 배석했다.
아부다비=윤성민 기자, 서울=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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