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앙亞 5개국과 첫 정상회의..러·중 견제 속 '다자외교' 포석

2025-12-19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앙아시아 5개국과 첫 정상회의에 나선다.

중앙아시아는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이 교차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에너지 자원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는 물론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 구축을 앞세운 일본의 외교 공세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NHK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부터 이틀간 도쿄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정상들과 첫 정상회의를 진행한다.

이번 회의는 지난 2004년 출범한 '중앙아시아+일본' 협의체가 20년 만에 외무장관급에서 정상급으로 격상된 첫 사례다.

19일에는 다카이치 총리 주최 만찬, 20일에는 본격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며, '중앙 회랑'으로 불리는 아시아-유럽 물류 루트 구축, 탈탄소 기술 확산, 경제 협력 확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일본과 중앙아시아 기업들이 함께하는 비즈니스 포럼도 개최돼, 에너지·광물자원 협력이 주요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 자원·전략 요충지 중앙아시아, 각국 외교 경쟁장으로

중앙아시아는 풍부한 천연가스와 희귀광물, 전략적 위치로 인해 미국·유럽·중국·러시아가 모두 주목하는 지역이다.

과거 소련 영향권으로 분류되던 이 지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화하면서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한 인프라·투자 확대로 경제적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5개국 정상들을 백악관에 초청해 핵심광물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유럽연합(EU) 또한 올해 4월 첫 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열며 관계 강화에 나서는 등 주요국들의 외교 경쟁이 치열하다.

◆ 日, "법의 지배"와 "공급망 안정"

일본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중앙아시아 각국을 자원·경제 협력의 새로운 축으로 삼으면서, 동시에 중국·러시아의 영향력에 균형을 맞추려는 전략이라고 NHK는 풀이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외교 일정을 통해 "법의 지배에 기반한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질서 유지"를 공동 목표로 제시하며, 자유주의 진영과의 연대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일본은 1992년 중앙아시아 각국과 수교를 맺은 뒤, 개발원조(ODA)를 통해 도로·상하수도 등 인프라 지원과 인적 교류를 확대해 왔다. 최근 5년간 일본과 중앙아시아 간 교역규모는 1.7배 증가했으며, 일본 기업 110여 곳이 중앙아시아에 진출한 것으로 집계된다.

일본의 이번 행보는 한국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 역시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와 유라시아 물류 회랑 연계 강화에 주력하고 있어, 양국은 장기적으로 비슷한 전략 지형에서 경쟁·협력 관계를 병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goldendog@newspim.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