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시장 취약 신호 감지에 미국채 수익률 하락
유가는 후티 반군 공격 중단 전망 속에 5개월래 최고치서 후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되살아난 뒤 미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16일(현지시간) 금 가격이 한 달여래 최고치로 올랐다. 유가는 5개월래 최고치서 후퇴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2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1.2% 오른 2750.90달러를 기록했다. 금 현물은 장중 0.8% 상승한 2716.91달러에 거래되며 지난해 12월 12일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금 값 역대 최고가는 지난해 10월 31일 기록한 2790.15달러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 7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1만 4000건 늘고 시장 전망치 21만 건도 상회했다. 또 상무부가 별도로 공개한 미국의 12월 소매 판매는 7292억 달러로 전월 대비 0.4% 증가했는데, 이는 11월 0.8% 증가(수정치)한 데서 둔화한 것이자 로이터 전문가 예상치 0.6% 증가에도 못 미치는 결과다.
얼리지언스 골드 최고운영책임자 알렉스 에브카리안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을 상회해 노동시장이 약해지고 있음을 다소 신호했고, 미국채 수익률도 떨어져 금 가격 매력은 다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상승분을 덜어내고 일주일여래 최저치 부근에 머물렀다.
또 휴전 합의 소식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에서 최소 77명의 사망자가 나왔다는 보도는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부추겨 금 값 상승에 보탬이 됐다.
한편 국제 유가는 후티 공격 중단 전망 등이 제기되면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은 전장보다 배럴당 1.36달러(1.7%) 내린 78.68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3% 넘게 오르며 7월 19일 이후 최고치를 찍은 데서 후퇴한 것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3월물은 74센트(0.9%) 하락한 81.29달러를 기록했다. 역시 전날 2.6% 상승하며 7월 26일 이후 최고치를 찍고 내려온 수치다.
로이터통신은 후티 무장 세력이 이스라엘과 무장 팔레스타인 그룹 하마스 간의 휴전 협정 이후 홍해에서 선박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것으로 발표할 것이란 해양 안전 당국 관계자들의 발언을 전했다.
뉴욕 어게인캐피탈 파트너인 존 킬더프는 "후티 상황과 가자 지구 휴전은 역내 안정을 돕고, 유가에서 일부 안보 관련 프리미엄을 제거하는 재료"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데이터가 좋을 경우 올해 3~4차례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비둘기적 성향의 공개 발언에 나선 영향에 유가 낙폭은 제한됐다.
트레이더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이후 러시아 석유 제재 등에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보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 지명자는 러시아 석유 업체들에 대한 제재를 지지할 것이라 밝혔지만, 트럼프 고문들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종료를 위해 러시아 정유사들에 유리한 전략을 준비 중이란 보도도 나왔다.
석유 중개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는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두 번째 임기 시작으로 인해 "시장은 '기다림과 관망' 단계에 접어들고 있고, 제재 문제에 대한 새 정부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