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없이 전쟁할 수 있나” 트럼프랜드 설계자의 세계관

2025-04-06

트럼프 관세전쟁 설계자들

미국의 위대한 미식축구 코치 빌 파셀스는 “당신은 당신의 기록이 말해주는 그대로다”고 말했다. 미국의 무역에 대한 기록, 특히 만성적이고 지속해서 확대하는 무역적자는 미국이 ‘세계 최대 무역 실패자(loser)’이자 불공정하고 불균형하며 비상호적인 무역의 희생자라는 걸 보여준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 2023년 4월에 펴낸 ‘프로젝트 2025’ 보고서의 ‘무역’편에 피터 나바로가 쓴 글이다. 보수 조직 100여 곳과 학자 400명이 참여한 이 보고서는 보수 대통령이 당선되면 펼쳐야 할 보수주의 정책을 분야별로 집필한 일종의 정책 제안서다.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되기 훨씬 전에 발간돼 트럼프의 정책 공약집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트럼프를 염두에 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트럼프 1기 참모들이 대거 참여했지만,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프로젝트 2025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며 거리를 뒀다. 무역과 이민, 정부 구조조정 등 급진적인 내용이 포함돼 중도 성향 보수 표심을 의식해서다.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선임 고문은 ‘무역’편 저자 2명 중 1명으로 발탁돼 ‘공정한 무역에 찬성하는 근거’를 주제로 썼다. 그는 미국을 글로벌 무역의 ‘루저’이자 희생자로 규정하고 무역적자 해소가 미국의 성장과 번영을 위해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나바로는 미국이 만성 무역적자를 겪게 된 요인은 두 가지라고 분석했다. ①세계무역기구(WTO)의 불공정한 무역 규칙과 ②공산주의 중국의 경제적 침탈과 세계 지배에 대한 욕구 때문이다.

선거 때는 관련성을 부인했지만, 취임 석 달째로 접어든 트럼프 행정부 무역정책은 나바로가 이 보고서에서 제시한 해법과 놀랍도록 닮았다. 지난 2일 무역적자 시정 명목으로 거의 모든 국가에 상호관세 ‘폭탄’을 투하한 배경과 이를 통해 달성하려는 바도 보고서에 들어 있다. 나바로의 글을 다시 찬찬히 뜯어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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