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소비자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고 신제품을 빠르게 수용하는 소비자다”
15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에미레이트그룹 본사에서 만난 오한 압바스(OrhanAbbas) 에미레이트 항공 극동지역 부사장은 한국 고객의 특징을 이렇게 소개했다. 지난 2005년 인천-두바이 노선을 취항한 에미레이트 항공은 20년동안 총 1만4600회 이상 운항으로 500만 명 이상의 승객을 수송했다. 올해는 두바이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다 이루어질지니’ 방영으로, 인천과 두바이를 오가는 승객이 더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아래는 오한 압바스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유럽으로 가는 한국 승객이 국적사 직항 대신 에미레이트 항공 경유 노선을 이용할 이유가 있나
경유를 여행의 일부로, 즐겁게 바꾸는 것이 목표다. 6개 대륙을 잇는 환승 허브인 두바이를 거치는 고객을 위해 호텔 숙박·교통편·식사·관광 연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8월 기준 인천-두바이 노선의 80% 이상은 환승 고객으로 주로 마드리드·로마·말레·이스탄불·취리히 등으로 향했고, 약 10%는 두바이가 최종 목적지였다. 두바이만을 들르는 고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 승객이 다른 나라 승객과 다른 점이 있다면
동아시아 시장은 비즈니스·레저 ·교포 수요가 골고루 높은 핵심 장거리 시장이다. 그중에서도 한국 고객들은 개인화된 서비스와 기내의 안락함, 프리미엄 경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다. 신상품을 선보였을 때 수용이 빠른 편이다. 에미레이트 항공이 4월부터 인천-두바이 노선에 선보인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긴 연휴와 휴가 때 장거리 유럽·중동 여행을 선호하는 한국 고객들의 니즈에 딱 알맞은 상품이다.
지난 3일 방영을 시작한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다 이루어질지니’의 스폰서로 나선 것도 비슷한 이유인가
한국 고객들은 한국어 서비스·한식 기내식·한국 콘텐트 등 문화적 친숙성을 중시한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인포테인먼트에 한국어 서비스와 콘텐트를 제공하고, 닭도리탕·비빔밥·닭강정 같은 한식 메뉴를 기내에서 제공한다. 552명의 한국인 승무원은 인천 노선에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K콘텐트 영향력도 마찬가지다. 두바이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로 한국 고객들의 두바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중동 항공사가 ‘오일 머니’를 앞세워 다른 항공사를 잠식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은데.
에미레이트 항공은 1985년 설립 이후 독립적인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소유주는 두바이 투자공사(ICD)지만, 운영은 완전히 독립된 비즈니스 모델이다. 2024~2025 회계연도 매출은 349억 달러(약 50조원), 순이익이 58억 달러(약 8조원)로 전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항공사 중 하나다. 이 수익의 원천은 ‘오일 머니’가 아닌 운항 효율과 허브의 경쟁력, 서비스 품질로 인한 시장의 신뢰 결과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