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파면” 선고에 심판정서는 탄성·박수…“역사의 죄인” 고성도

2025-04-04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입에서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라는 말이 떨어지자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는 짧은 탄성과 함께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가 멎었다.

문 대행이 “마치겠습니다”라며 선고를 끝내자 방청석에 앉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함성을 터뜨렸고, 퇴정하는 재판관들을 향해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외쳤다. 반면 국민의힘 측 의원들은 충격을 받은 듯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잠시 얼어붙었다. 여당 측에서 재판관을 향해 “역사의 죄인이 된 거야”라고 소리쳤다. 민주당 측에서는 “누가 역사의 죄인인가”라고 받아쳤다.

변호인단의 분위기도 엇갈렸다. 국회 측 권영빈 변호사는 주문 낭독과 동시에 양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었다. 김진한 변호사와 장순욱 변호사는 서로 얼싸안았다. 정청래 탄핵소추단장(국회 법사위원장)은 국회 측 변호인단과 한명 한명 악수를 나눴다. 반면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주문 낭독 시에 줄곧 허공을 응시했고, 배진한 변호사는 고개를 푹 숙였다. 차기환 변호사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尹 변호인단은 한숨, 국회 측은 고개 끄덕

양측 변호인단과 여야 의원들은 오전 9시부터 하나 둘씩 헌법재판소로 모여들였다. 도착한 여당 의원들은 헌재 백송(白松)쪽으로, 야당 의원들은 주차장 쪽으로 갈라졌다. 재판정 입정이 가능한 오전 10시 10분까지 이들은 각자 차량에서 대기하거나 담소를 나누며 선고 시각을 기다렸다.

대심판정에 입장해서도 양측은 서로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으나, 선고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자 점점 말수가 줄고 표정에는 긴장감이 서렸다. 오전 10시 59분 재판관들이 입정하자 양측 시선은 모두 문 대행에게로 모였다. 문 대행은 “지금부터 2024헌나8, 대통령 윤석열 탄핵 심판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라며 입을 뗐다.

적법 요건에 대한 낭독이 시작되자 양측 변호인단의 낯빛은 빠르게 변해갔다. 재판부에서 ‘일사부재의 위반’ 등 대통령 측의 주장 7개를 하나씩 배척하자 대통령 변호인단은 심각한 표정으로 서로 귓속말을 나눴다. 대통령 측 차기환 변호사는 한숨을 쉬었고, 안경을 벗으며 이마를 쓸어올리기도 했다. 반면 국회 측 이광범 변호사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경청했다. 김이수 전 헌법재판관은 선고를 들으며 거듭해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문 대행이 “피청구인은 군경을 투입해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이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함으로써 국회의 권한 행사를 방해했다”는 대목을 읽을 때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씁쓸한 표정으로 입술을 달싹이다가 눈을 지그시 감았다. 석동현 변호사는 소추사유 낭독 내내 얼굴을 손으로 감싸고 고개를 푹 숙였다.

이날 헌재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을 결정했다. 결정문에는 국회와 대통령이 서로를 존중하지 않은 데 대한 질책도 담겼다. 문 대행은 “국회는 소수 의견을 존중하고 정부와의 관계에서 관용, 그리고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하였어야 한다”고 말할 때 국회 측을, “피청구인 역시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협치의 대상으로 존중하였어야 한다”고 말할 때 피청구인 측을 똑바로 바라봤다. 주문을 선고하기 전에는 긴장한 듯 입술을 떨었다. 선고가 끝난 뒤 문 대행은 김형두 재판관의 등을 두드렸다.

尹측 “온전히 정치적 결정 안타까워”

심판정에서 나온 뒤 윤갑근 변호사는 “온전히 정치적 결정으로밖에 볼 수 없어서 너무 안타깝고 21세기 법치주의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참담한 심정”이라며 “숲을 보면서 결정을 해야 하는데 지엽적인 부분만 본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서는 “아직 의사소통을 못 해 봤다”고 말하며 굳은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반면 정청래 위원장은 “헌법과 민주주의의 승리이고 국민의 승리”라며 “헌법의 적을 헌법으로 물리쳐준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역사적 판결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국회 측 변호인인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은 “오늘 결정이 대한민국 민주헌정 질서가 더욱 단단하게 토대를 굳혀서 건강하게 자리잡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헌재에는 일반 시민을 위한 방청석 20석이 마련됐다. 전날 오후 5시까지 총 9만6370명이 방청을 신청해 경쟁률은 역대 최고인 4818.5대 1에 달했다. 이날 방청에 당첨된 표다은(22)씨는 “원래 이 시각에 법학개론 수업이 예정돼 있었는데, 교안으로 헌재 판결을 보는 것보다 더 큰 공부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방청객 오소연(30)씨는 “직접 역사적 현장에 있을 수 있어서 벅찼다”며 “이게 마지막이 아니라 국민끼리 힘을 합쳐서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