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야권 대선주자 구금에 항의 시위 확산…1100여명 체포

2025-03-24

튀르키예에서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 구금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내무부에 따르면 튀르키예 야당의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54) 이스탄불시장이 테러·부패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닷새간 1133명이 시위 중 불법행위로 체포됐다.

내무부는 시위대가 화염병, 도끼, 칼, 산성 액체, 돌멩이 등을 사용해 경찰관 12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체포된 이들 상당수가 테러조직 소속으로 확인됐으며 마약·절도·사기·성폭력 등 전과자도 있었다고 했다.

알리 예를리카야 튀르키예 내무장관은 엑스에서 “집회·시위의 권리는 국가안보, 공공질서, 범죄예방, 공중보건·도덕 보호 등을 위해 법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 후 영상 연설에서 시위대를 “거리의 테러리스트”라고 표현하며 “기물 파손, 경찰관 부상, 깨진 상가 유리창 등 수십억리라의 공공재산이 망가진 것에 대한 책임은 야당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HP를 향해선 “시민들을 자극하고 평화를 해치는 것을 멈추라”며 “용기가 있다면 부패와 뇌물 혐의에 대해 대답해달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CHP의 대표적인 정치인인 이마모을루 시장이 구금된 것을 두고 “야당이 국가 운영이나 지방자치단체 관리를 맡을 수 없다는 것이 자명해졌다”고 주장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모교 이스탄불대학교가 학적에 중대한 오류가 발견돼 학사 학위를 취소됐다. 튀르키예 현행법에 따르면 대학 졸업장이 있어야만 대선 출마자격이 있다.

이와 관련 이튿날 이마모을루 시장은 경찰에 체포됐고 23일 법원의 구금 연장 결정과 내무부의 시장직무 정지 조처가 이어졌다.

튀르키예 당국은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 대도시에서 확산하는 항의 시위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전날 CHP가 예정대로 치른 당내 경선이 역대 최다 참여자를 모으며 흥행했고, 이마모을루 시장이 1500만표를 얻어 대선후보로 옥중 선출되면서 야권은 더욱 결집하는 모습이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성명을 내고 이날 저녁 예고된 이스탄불시청 앞 집회와 관련해 “충돌을 피하고 군인과 경찰관을 친절하게 대하라”며 평화로운 시위를 호소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그들의 두려움이 커졌다”며 “우리는 튀르키예공화국과 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를 대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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