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 강한 유망주들이 ‘별들의 무대’에서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뽐냈다. 정규 야구경기에서는 볼 수 없는 다채로운 퍼포먼스가 퓨처스 올스타전을 무지갯빛으로 물들였다.
퓨처스(2군) 리그 올스타 선수들은 1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각양각색의 입장 퍼포먼스로 야구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1군 경험이 많지 않아 이름이 덜 알려진 퓨처스 올스타 선수들은 각자의 특색을 뽐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베스트 퍼포먼스상은 KIA 박재현이 수상했다. ‘원숭이’라는 별명을 가진 박재현은 원숭이 동물 잠옷을 입고 오마이걸의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에 맞춰 춤을 췄다.
지난해 ‘적토망아지’ 퍼포먼스로 주목받은 SSG 외야수 이승민은 이번에도 아버지 이병규 LG 2군 감독과 관련된 퍼포먼스를 기획했다. 이번 경기에서 북부팀 코치와 선수로 묶인 부자는 함께 그라운드에 올랐다. 이승민이 이 감독의 넥타이를 매주자 이 감독은 아들의 볼에 입을 맞췄다. 이병규가 현역 시절 시상식에서 유년기의 이승민에게 ‘볼 뽀뽀’를 한 사진을 재현했다.

키움 내야수 양현종은 자신과 이름이 같은 KIA의 양현종으로 변신했다. ‘대투수’가 아닌 ‘대타자’였다. 그는 KIA 양현종의 상징인 고글을 끼고 선크림을 두껍게 바른 모습으로 입장했다. 타석에 서서 방망이를 잡고 있지만 얼굴은 영락없는 ‘대투수’ 양현종이었다. 그는 타격 자세를 취하기 전 양현종의 투구폼을 흉내 내 공을 던지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롯데 루키 이태경, 김동현, 박재엽, 이영재는 각자 존경하는 팀 선배인 정훈, 카림 가르시아, 윤동희, 알렉 감보아의 모습을 오마주했다. 영상통화로 당사자에게 컨펌까지 받아 가며 정훈의 루틴을 습득한 이태경은 풀 스윙 후 넘어지는 정훈 특유의 타격폼을 연출해 웃음을 자아냈다. 루키들의 열정적인 ‘선배 오마주’에 팬들의 선배 선수 응원가가 더해지며 퍼포먼스가 완성됐다.
KT 강건은 삼진을 잡은 뒤 마운드에서 ‘셀프 아웃카운트 송’ 춤을 선보였다. 삼성 함수호는 자신의 이름에서 ‘수호천사’를 착안해 천사 날개를 달고 춤을 추며 입장했다. 김상진 롯데 코치의 아들 LG 김웅은 유니폼에 ‘상진 Jr.(주니어)’를 마킹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퓨처스 올스타전은 북부 올스타의 4-2 승리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