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명문대 졸업식서… “챗GPT가 시험 도와줬다”

2025-06-27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졸업식에서 한 학생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활용해 시험을 치렀다고 밝혀 갑론을박이 일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엔젤레스(UCLA)는 이달 초 홈구장 폴리 파빌리온에서 열린 졸업식을 라이브로 스트리밍했다.

이 가운데 계산 및 시스템 생물학 전공자인 안드레 마이는 대형 전광판에 송출되는 카메라가 자신을 향하자 준비한 노트북을 들어 올리며 화면을 스크롤했다. 노트북 화면에는 그가 기말 시험에서 챗GPT를 활용한 듯한 텍스트가 나열돼 있었다.

생성형 AI가 발달하면서 학생들이 과제나 시험에 이를 활용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학생 대부분이 AI 사용 사실을 숨기지만, 마이는 챗GPT를 적극 활용했다는 점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해당 영상이 인스타그램, 엑스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자 부정행위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학위를 반납해야 한다”, “만약 챗GPT 덕분에 졸업했다면, 당신은 챗GPT 때문에 일자리를 뺏길 수도 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사람들은 (생성형 AI가) 학습도구가 아니라 마법의 답안지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는 등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챗GPT와 AI는 가까운 미래에 좋든, 나쁘든 우리와 함께 할 도구다. 그가 요구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부정행위가 아니다”, “현실 세계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영상이 화제가 되자 마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직접 해명했다. 그는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데 챗봇을 사용했다. 하나는 오후 5시 마감이었고, 다른 하나는 자정 마감이었다”면서 “머신러닝 연구실에서 사용한 모든 문서를 정리했다. 내 학부 생활에서 치르는 마지막 시험에 사용할 핵심 방정식을 AI로 요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수님들은 AI 활용을 적극 장려했다. 교수님의 허락을 받았으니 부정행위가 아니”라며 “그래서 대형 스크린에 나올 때 화면을 넘겨서 내가 한 일을 보여준 것.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지 몰랐다”고 말했다.

AI를 학습에 활용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효율적인 학습이 가능해졌다는 의견도 있지만 사고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2024년 미국 10대 학생 중 약 26%가 AI 챗봇을 과제에 활용하고 있다. 직전 해에 13%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연구진은 챗GPT를 사용해 에세이를 작성한 학생이 스스로 작성한 학생보다 인지 능력이 낮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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