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타들이 경기장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주기까지 그 이면에는 특별한 개인 셰프가 있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15일 “아스톤빌라 미드필더 모건 로저스의 전담 요리사 제나 윅스는 ‘축구선수의 개인 셰프’라는 특별한 직업 세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며 그를 소개했다.
윅스는 원래 요리학교를 졸업한 뒤 잉글랜드육상연맹에서 행사 매니저로 일했다. 그때 그는 현장에서 선수들의 식습관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윅스는 “많은 선수들이 제대로 먹지 않았고 훈련 전후로 무엇을 섭취해야 하는지 몰랐다”며 “그래서 직접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윅스는 육상연맹에서 영양 컨설턴트로 일하며 선수들에게 음식 준비와 조리법을 교육했다. 이 시기에 스포츠과학계 인맥을 통해 아스톤빌라 피지컬 코치 마틴 갤리어 눈에 띄었고, 한 축구선수의 식사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첫 의뢰인은 당시 아스톤 빌라 소속이던 프랑스 미드필더 모건 상송이었다. 윅스는 상송 가족을 위한 일일 식단을 직접 만들며 ‘선수 전담 셰프’라는 새로운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윅스는 “상송과 그의 가족을 통해 클럽 관계자들과도 가까워졌다”며 “이후 빌라의 영양팀에서 다른 선수들의 식사도 부탁받았다”고 회상했다. 현재 그는 아스톤빌라 공격수 모건 로저스, 지난 여름 뉴캐슬로 이적한 제이컵 램지, 그리고 도니얼 말렌 등 여러 선수를 담당하고 있다.

램지와의 인연은 지금도 이어진다. 그는 윅스와 함께 ‘쿠킹 포 챔피언스(Cooking 4 Champions)’라는 사회공헌형 요리 교육 프로젝트를 공동 설립했다. 두 사람은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쿠킹 수업과 ‘건강한 선수 식단 가이드북’ 집필에도 협력하고 있다. 램지는 “내게 영양은 늘 약점이었다. 하지만 제나와 함께 일하면서 몸 상태와 경기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윅스의 하루는 오전 7시 장보기로 시작된다. 각 선수의 컨디션에 맞춘 식단 계획을 세우고, 저녁에는 여러 집을 오가며 직접 조리한다. 윅스는 “선수들이 원하는 메뉴를 말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제가 직접 구상한다”며 “같은 재료라도 샐러드나 소스로 바꿔 식감과 맛을 다르게 한다”고 설명했다. 부상 중인 선수에게는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 위주의 회복식으로 바꾼다. 반대로 연속 경기 후에는 고단백 식단으로 근육 회복을 돕는다.

그가 준비한 음식은 다양하다. 야채 8가지를 갈아 만든 스프, 얇게 썬 스테이크와 아보카도·브로콜리·감자·쌀을 함께 곁들인 메인, 그리고 당근·양배추·양파 샐러드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모든 음식에는 마늘, 생강, 강황을 넣는다”며 “면역력 강화와 피로 회복에 좋다”고 말했다. 경기 전날에는 과일 퓌레를 올린 저당 리조트 푸딩, 경기 후에는 아몬드가루로 만든 ‘베이크웰 타르트’를 내놓는다.

윅스는 개인 셰프 활동 외에도 버밍엄시티대학에서 강의하고, 자신의 요리 브랜드 ‘쿡 위드 제나’를 운영한다. 그는 “매일 밤 11시까진 모든 일을 마무리하겠다고 정했지만 선수들이 가족처럼 느끼다보니 때론 나에게 아침 식사까지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늘 나를 환영한다”며 “ㄴ가 그들의 경기력 향상을 돕지만 그들도 내 삶의 동기가 된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