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뚜기가 글로벌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건다. 오뚜기 브랜드와 자사 제품에 대한 해외 소비자 인지도 제고에 나서는 한편 취급 품목 확대, 물류 효율화를 통한 신시장 개척으로 해외 매출을 기존의 3배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규모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영문 상호도 변경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울산시 울주군 삼남면에 있는 울산 삼남공장에 물류시설인 '글로벌 로지스틱센터'를 착공한다. 글로벌 로지스틱센터는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1만5100㎡(4568평) 규모로 건립되며 총 266억원이 투입된다. 내년 4월 완공 예정이다.
수출 물량 증가를 대비하기 위해 위함이다. 센터가 준공되면 보관 능력은 총 9910PLT(팰릿), 하루 최대 입고량은 780PLT, 출고량은 720PLT 규모가 된다. 기존 물량보다 보관 가능 규모가 약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모아 수출하는 물류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이로써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국제 시장 확대를 위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작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제시한 물류 전진기지 구축의 일환이다. 삼남공장 물류센터를 국제 물류 기지로 탈바꿈해 해외 사업 확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글로벌 매출 확대를 과제 삼아 해외 법인 중심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경쟁사인 농심(38%), 삼양식품(77%)과 비교하면 여전히 내수 기업 꼬리표를 달고 있다.
실제 해외 매출은 매년 성장세지만 10년이 넘도록 10% 내외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3614억원으로 전년(3325억원)보다 증가했지만, 전체의 10.2% 수준에 그쳤다.
오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목표는 현재의 3배 수준인 1조1000억원이다. 라면·냉동식품·즉석밥 등 K-푸드 수요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취급 품목을 확대하고, 국가별로 유통 채널 입점 및 판매량을 확대해 신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오뚜기는 지난 2023년 11월 글로벌사업부를 본부로 격상시키고, 본부장에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사돈인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영입했다. 지난해 5월엔 장녀인 함연지 씨가 오뚜기 미국법인 마케팅 매니저로 합류, 그의 남편 김재우 씨도 함께 근무 중이다.
특히 26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영문 상호를 'OTTOGI'에서 'OTOKI'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기존 영문 표기 철자의 혼동을 줄이고 해외 소비자가 쉽게 인지·발음할 수 있도록 변경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8월부터 국내외에서 영문 표기 상표 출원을 진행하고 있다.
수출 확대를 위한 제품 인지도 상승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진라면의 경우 수출용 패키지에넌 영문 'JIN'을 강조하고, 글로벌 모델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진을 선정해 홍보에 나섰다. 지난 1월 진라면을 미국 최대 식품박람회 '윈터 팬시 푸드쇼'에 선보이기도 했다.
미국 공장은 캘리포니아 라미라다 지역을 부지로 선정하고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오뚜기는 지난 2023년 8월 미국 생산법인 '오뚜기 푸드 아메키라'를 출범한 바 있다. 이후로 현지에서 소스와 간편식 등을 생산하기 위해 공장 건립 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진행 사항 등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올해 주총에서 기존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 관계자는 "미국 공장은 부지 선정 이후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