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까지 뎅기열 감염 환자가 16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감염자수에 비해 적지만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확산세가 커지고 있고, 최근(10월27일)에는 한국 대학생이 파키스탄을 방문했다가 뎅기열에 감염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3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뎅기열 환자 수는 520명에 이른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43명, 2021년 3명, 2022년 103명, 2023년 206명이고, 2024년에는 10월30일 기준 16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국내 발생 환자들은 대부분 뎅기열 유행 국가에서 매개 모기에게 물려 감염됐다. 질병관리청에서 제시하는 2005년 이후 통계를 살펴봐도, 2013년과 2014년, 2020년 각각 1명씩 총 3명을 제외하면 모두 국외에서 감염됐다.
이런 와중에 국외 뎅기열 환자 발생이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여행객이 많은 필리핀의 경우 4일 기준 누적 환자는 26만9947명, 사망자는 702명에 이른다. 이는 2010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치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1분기 기준 인도네시아 전역에서는 약 4만3200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고 404명이 사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감염자는 2.5배, 사망자는 약 3배 늘었다. 7월에는 비유행 국가였던 이란과 프랑스 등에서 지역감염이 처음 발생하기도 했다.
급성 발열성 질환인 뎅기열은 숲모기나 수혈, 장기이식 등으로 전파된다. 3~14일(평균 5~7일)의 잠복기가 지나면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환자는 발열기가 지나면 회복되지만 일부는 중증 뎅기열로 진행된다. 쇼크 상태에 빠지게 되면 토혈, 혈변 등 심각한 출혈성 징후를 보이기도 한다.
치사율은 약 5%로 조기에 치료받는 경우 1%까지 줄지만,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에는 20%에 달한다.
문제는 뎅기열 백신이나 치료제가 상용화되지 않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은 여행 중에는 외출 시 3~4시간 간격으로 모기 기피제를 뿌리고 밝은색의 긴 옷을 착용하라고 권고했다. 또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입국 시 검역관에게 증상을 신고하면 뎅기열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전파를 막기 위해 치료 종료 후 6개월 동안 헌혈은 삼가야 한다.
박병탁 기자 ppt@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