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 선수로 롯데 입단→포수에서 투수 전향→중간 계투로 첫 승…롯데 김강현 “마운드에서 궂은 일? 내 자리도 필요한 자리”

2025-05-12

롯데 김강현(30)은 지난 10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를 마치고 공을 선물 받았다. 경기를 마무리한 김원중이 김강현에게 공을 넘겼다.

이날 김강현은 선발 투수 나균안이 3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자 두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4-5로 뒤처진 4회부터 등판해 1.1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피칭을 했다. 롯데 타선은 5회 대거 4득점에 성공하며 역전했고 8-5로 승리했다. 김강현은 데뷔 후 처음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김강현은 2015년 육성 선수로 롯데에 입단했다. 당시만해도 김강현의 포지션은 포수였다. 그러나 자리를 잡지 못하고 3년만에 방출 당했다.

군 문제를 해결한 김강현은 2020년 다시 롯데를 두들겼고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 이름도 김호준에서 김강현으로 바꾸었다. 2군에서 주전 포수로 뛰었지만 1군에서 기회를 받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2022년부터는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했다.

2023년 처음으로 1군에서 2경기를 던졌던 김강현은 2024년에는 26경기 동안 25.1이닝 13실점(10자책) 평균자책 3.55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올해에는 더 많은 기회를 받으며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12일 현재 20경기에서 23.2이닝 11실점(8자책) 평균자책 3.04를 기록 중이다.

팀이 필요한 순간이면 언제든지 마운드에 오른다. 이기고 있는 순간이나, 지고 있는 순간에도 공을 던진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11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김강현에 대해 “선발이 무너지면 중간에서 긴 이닝을 계속 던져줬다. 잘 던져줬기 때문에 팀도 점수를 따라갈 수 있는 것이다. 중간에 나가서 점수를 빼앗기면 경기를 못 이긴다”라며 김강현을 칭찬했다.

김강현은 “어제(10일) 던지고 내려왔는데 김원중 형이 ‘내가 던지고 공 챙겨줄게’라고 했다. 그렇게 승리구를 챙겨줄 줄 몰랐다”라며 쑥스러워했다.

돌이켜보면 기나긴 시간을 거치면서 처음으로 달성한 승리였다. 김강현은 “이제 프로 데뷔 후 11년차다. 첫 승을 올려서 정말 좋다”라며 “중간 투수가 승리하기에는 운이 따라줘야하지 않나. 타격에서도 점수 많이 나고, 뒤에 투수들이 잘 막아줘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올시즌 기회를 받기까지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김강현은 “한 시즌을 치르는데 있어서 체력이 떨어지지 않으려고 비시즌 때 운동을 많이 했다”라며 “지난해 은근히 볼넷이 많았는데, 볼넷을 줄여보려고 집중하고 있다. 감독님이 공격적으로 들어가는걸 좋아하시기 때문에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마운드에 오르는 그 순간만큼은 집중을 한 게 도움이 됐다. 김강현은 “내가 나가는 상황들이 점수 차가 좀 나는 상황이다. 그래서 그냥 나갔을 때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돌이켜봤다.

‘궂은 일을 도맡아 한다’라는 말에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궂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지금 내 자리도 팀에게 필요한 자리이지 않나. 나는 지금 나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생각한다”고 답했다.

언제든 나갈 수 있게 준비도 철저히한다. 김강현은 “경기 초반에 나갈 수도 있고, 길게 던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해둔다”라며 “후배, 선배 상관없이 모든 투수에게 루틴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 변화구도 내가 던지든 안 던지든 상관없이 어떤 느낌인지, 그립을 어떻게 잡는지 이런것도 다 물어보고 다닌다”고 준비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강현이 이대로 1군에서 자리를 지킨다면 지난해 출장 기록은 물론, 한 시즌 소화한 이닝 수 등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 그나마 김강현이 탐나는 기록은 홀드다. 그는 “이닝은 내가 나가고 싶다고 해서 나갈 수 없지 않나. 그래도 50이닝은 넘게 던지고 싶다”라며 “홀드도 10개 정도는 기록해보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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