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잠실 본사에서 임규한 키친팀 팀장 인터뷰
헷갈리는 PB 브랜드 합쳐 태어난 '오늘좋은'…'비식품' 중점
"가격 중요하지만 가격만 생각하진 않았다" '품질' 중점
올해 제품 2배 더 출시할 계획…롯데 효자 브랜드 될지 주목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최근 유통업계를 휩쓴 이슈가 있다. 패션업계의 '혼용률 논란'이다. 비슷한 논란으로는 앞서 중국발 C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유해성 논란'이 있었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유통사 모두가 안전에 대한 검증 없이 저렴한 가격 경쟁력, 배송 경쟁력을 앞세울 때 조용히 품질을 강화하는 브랜드가 있다. 롯데마트가 내세운 PB 브랜드, '오늘좋은'이다.
지난 5일 잠실 롯데마트 본사에서 임규한 오늘좋은 키친팀 팀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임 팀장에게 롯데마트가 어떻게 '오늘좋은'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는지, 어떤 고객들이 '오늘좋은'을 찾는지, 내부에서 생각하는 '오늘좋은'만의 강점 등을 들을 수 있었다.
'자사 브랜드', PB가 대세인 시대. 롯데마트에는 2개의 PB 브랜드가 있다. '오늘좋은'과 '요리하다'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편리성'에 집착하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오늘좋은' 브랜드를 출시한 이유도 여기서 기인한다. 당초 롯데마트에는 '초이스엘', '스윗허그', '온리프라이스' 등 다양한 PB가 있었지만 고객들에게 혼동되기 쉽기 때문에 브랜드를 하나로 통일했다.
2개로 추려진 PB 브랜드에서 식품은 '요리하다', 비식품군을 '오늘좋은'으로 나눠 편리성을 더했다. 덕분에 마트를 방문하는 고객 중 프라이팬을 찾는 소비자는 길을 헤맬 것 없이 빨간색 테두리 안에서 이를 바로 구매할 수 있다. 임 팀장은 "비식품 상품들을 본격적으로 개발한 건 지난해"라며 "현재까지 개발된 상품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000개 정도"라고 설명했다.
'오늘좋은'이 눈에 띄었던 건 지난번 롯데마트 천호점 오픈 당시다. 짱짱한 그로서리 품목 사이에서 20% 가량 비중을 차지한 비식품. 그 비식품의 80%는 '오늘좋은'이 담당하고 있었다. 시그니처인 빨간색과 고정된 가격 등은 흡사 인기 오프라인 유통몰 '다이소'를 떠올리게 했다.
편리성은 챙긴 듯 했고, 다음으론 가격 구성이 궁금했다. 다이소와 유사하게 4900원, 7900원, 9900원, 12900원 등 특정 가격대를 맞춰놓았다. 다만 모든 가격이 이 4가지 범위내에 있는 건 아니었다.
솔직히 다이소와 비교하면 조금 비싸게 느껴졌다. 4900원 상품이라고 치면 다이소에선 3000원에 팔 것 같았다. 임 팀장은 나머지 1900원은 '안전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들이 고민 없이 물건을 구매하는 이유가 가격이라는 건 잘 알고 있다"며 "다만 너무 가격을 우선시하다 보면 의도는 아니겠지만 실수가 발생하고 사고가 발생한다. 해마다 리콜사태나 무슨 성분이 검출됐거나 하는 이슈가 생기곤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오늘좋은'에서는 그런 일을 줄이기 위해 품질팀과 안전팀에서 각자 기준을 최대한 충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다른 유통사의 경우) 물건을 초반에 들여올 때 안전 검사를 하고 다시는 안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그걸 매번 (들여올 때마다)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생각하면 4900원이라는 가격은 적정해 보였다. 한번 쓰고 버리는 물건이 아니라 집에 두고 오래 쓸 물건인데 발암물질이 덕지덕지 묻어 있는 걸 구매하고 싶진 않았다. 임산부, 아기가 있는 집, 노인 또는 고령자를 돌보는 가족,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나 가족도 기꺼이 1900원 정도는 지불할 것 같았다.
임 팀장은 "일상생활에 밀접한 제품을 판매하다 보니 안전 품질을 생각하는 고객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저희는 적절한 품질과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서 애쓰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계속 잘 알리면 추구하는 부분에 대해서 가치를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오늘좋은 상품들을 많이 찾아주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편리성, 가격... 기본을 끝냈다면 오늘좋은에서 더해진 건 '독창성'이다. 롯데마트는 '오늘좋은'을 출시할 당시 '전통적 PB 라인업에서 탈피하고 트렌드를 입힌 차별화된 상품으로 고객을 사로잡는다'는 슬로건을 내건 바 있다.
임 팀장은 2가지 제품을 소개했다. '양손 고무장갑'과 '뜯어 쓰는 건전지'다. 고무장갑을 낄 때 왼손, 오른손을 찾아 껴야 하는 고객의 불편함, 건전지를 사용할 때 사용했던 건지 새 것인지 헷갈려하는 고객의 불편함을 캐치해 보완한 제품이다.
PB 시장 성장세에 따라 추후 '오늘좋은'이 다이소를 따라잡는 효자 브랜드가 될지 주목된다. '오늘좋은'은 그간 크게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재로서 따로 매장을 꾸려 롯데마트 내 '숍인숍'으로 들어간 곳은 동부산점, 서대전점, 그리고 천호점이 전부다.
다만 천호점을 테스트베드로 고객 반응이 좋을 경우 브랜드가 확대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올해는 우선 제품을 기존보다 2배 가량 늘일 계획이다.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아이템을 대폭 추가한다.
임 팀장은 "MD들이 좋은 상품들을 고객분들에게 선보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독자들이 보시고 한 번이라도 상품에 대해서 더 알게 되시는 좋은 기회가 되면 좋겠고 저희는 그런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