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인도네시아” 대학생 시위···교육·R&D 예산 삭감에 반발

2025-02-21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이 새 정부의 예산 삭감에 맞서 전국적으로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를 포함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학생 수천명이 ‘암울한 인도네시아’(Dark Indonesia) 구호를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일부 학생은 검은 옷을 입은 채 플래카드를 들고 도로를 행진했다.

현지 언론 자카르타포스트는 시위가 인도네시아 대학생 연합체인 전인도네시아 대학생집행기구연합(BEM SI) 주도로 지난 17일 시작됐다고 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DarkIndonesia’ ‘IndonesiaGelap’ 등 해시태그(#)와 함께 인도네시아를 상징하는 독수리 문양을 흑백 처리한 사진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Gelap은 ‘어둡다’는 뜻의 인도네시아어 단어를 알파벳으로 표기한 것이다.

학생들은 집권 4개월차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 공약인 무상급식 정책에 사용할 예산을 늘리기 위해 각종 교육 및 연구개발(R&D) 등 다른 용처의 예산들을 삭감한 데 대해 불만을 표하고 있다.

학생들은 또 이번 정부 들어 군인이 일반 행정 직책도 맡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것과 종교단체 및 대학교 등이 광산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광산법 개정에도 반대 입장이다. 이들은 정부 정책에 불투명한 부분이 너무 많다며 특히 무상급식 예산 사용과 절차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도 요구했다.

시위가 이어지자 프라세티요 하디 국가사무처 장관은 전날 학생들의 요구를 알고 있다며 이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새 정부의 무상급식 정책은 초·중·고 학생을 비롯해 영유아와 임산부 등에게 하루 한 끼 무상 급식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약 9000만명이 최종 정책 대상이다.

당초 계획은 단계적으로 대상 인원을 늘리는 것이었으나, 프라보워 대통령은 최근 ‘속도전’을 주문하며 다른 예산을 깎았다. 재무부는 이에 중앙·지방 정부 예산에서 수십조 원 규모의 재정지출 삭감을 결정했다. 각종 교육 예산은 물론 서민들이 주로 쓰는 취사용 가스 보조금도 대거 삭감된 상황이다.

프라보워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각종 조사에서 80% 안팎으로 나타나는 등 안정적이다. 다만 인도네시아 여론조사 회사인 인디케이터 폴리틱의 부르하누딘 무흐타디 사무총장은 “정부가 이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으면 중산층 불안이 고조돼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로이터에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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