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북반구 항공편 난기류 증가 불러온다

2025-08-25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기후 변화로 인해 북반구 상공에서 예측 불가능한 난기류가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맑은 하늘에서도 발생하는 ‘맑은 공기 난류(Clear Air Turbulence, CAT)’의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항공 안전에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영국 레딩대학교 연구팀은 1980년부터 2021년까지의 대기 데이터를 분석하고, 11개 기후 모델을 활용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중등도 이상의 맑은 공기 난류가 북반구 대부분 지역에서 증가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 저널 – 대기( 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 Atmospheres )’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특히 북아프리카, 동아시아, 중동 등 제트기류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지역에서 난기류 발생 확률이 높아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실제로 동아시아 상공에서는 비행기의 약 7.5% 운항 시간 동안 중간에서 심각한 난류가 관측된 바 있다.

맑은 공기 난류는 뇌우나 산맥처럼 눈에 띄는 요인과 무관하게 발생해 예측이 어렵다. 이 때문에 조종사가 사전 회피하기 힘들고, 항공 안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연구를 이끈 모하메드 파우다드(Mohamed Foudad) 박사는 “맑은 공기 난류는 미국 내 기상 관련 항공 사고의 약 70%를 차지한다”며 “최근 싱가포르항공과 에어 유로파 항공편에서도 승객 부상 사례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가 심화할수록 제트기류 속도와 수직 윈드 시어(돌풍성 상승기류)가 강해져 난류 발생 빈도 역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 41년 동안 북아프리카, 동아시아, 중동, 북대서양, 북태평양 지역에서는 중·심각 난류가 60%에서 최대 155%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북대서양과 북태평양의 증가는 기후변화 신호보다는 자연적 기후 변동성의 영향이 더 클 가능성이 제기됐다.

파우다드 박사는 “기후 변화가 특정 지역의 맑은 공기 난류를 증가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 결과에 높은 신뢰도를 둘 수 있다”며 “향후 항공기 설계 시 난류 증가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난류 증가로 인한 안전 문제와 함께 항공사 운영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현대 항공기가 강한 난기류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는 만큼, 승객 안전 자체가 위협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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