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착한 기름’ 팜 산업이 지구 살린다

2025-11-16

“착한 기름은 없다.” 환경단체들이 자주 내세우는 구호다.

그러나 팜유(palm oil)는 다르다. 이미 식량과 에너지, 두 영역의 경계를 잇는 전략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최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주요 생산국들이 지속가능한 팜 체계를 제도화하면서, 팜 산업은 더는 과거의 환경 논란 속에 머물러 있지 않다. RSPO·ISPO 등 국제 인증제도를 기반으로 생산·정제·유통 전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며, 책임 있는 글로벌 공급망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기름야자 열매에서 추출한 팜유는 전 세계 식물성 기름 중 생산성이 가장 높다. 전체 재배 면적의 6%로 세계 식물성유 생산량의 35%를 담당하며, 같은 양의 기름을 얻기 위해 필요한 토지는 대두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덕분에 식량 안보는 물론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도 원료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팜유 부산물은 바이오연료 생산 시 탄소 감축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전 세계 항공유 시장에서도 지속가능항공유(SAF)의 주요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팜 산업의 중요성에 주목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한 예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파푸아주에서 10여년간 팜 농장을 운영하며 축적한 밸류체인 경험을 토대로, 올해 GS칼텍스와 함께 팜유 정제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연간 50만 톤(t) 규모의 정제공장은 팜 원유(CPO)를 식품·화장품용 정제유는 물론 바이오항공유(HVO·SAF) 원료로 가공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는 단순 농산물 유통을 넘어 ‘생산·정제·에너지 전환’으로 이어지는 고부가가치 밸류체인을 완성한 사례로 평가된다.

회사는 모든 농장에서 ‘무삼림·무이탄지·무착취(NDPE) 정책’을 적용하고 RSPO 인증을 확대하며, 지속가능한 생산과 글로벌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현지 지역사회와의 상생, 고용 확대, 의료·교육 지원도 ESG 경영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노력은 팜이 ‘환경의 부담’이 아닌 ‘지역의 자산’으로 기능하는 선순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팜사업은 이제 단순히 식량이나 원료 산업이 아니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그리고 글로벌 식량 공급망 안정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낼 수 있는 현실적 해법이다.

이제 우리는 팜유를 기후위기 시대의 해법 중 하나로 인식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팜유는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빈곤 해결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다. 기업들은 팜유 산업을 통해 더 나은 지구를 만들어가고 있다. 팜유 산업은 더는 문제의 근원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전환의 한 축이 되고 있다.

서동진 한국바이오연료포럼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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