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1조 벽 뚫은 무신사, AI·초개인화로 충성고객 '락인' [K커머스 AI패권 전쟁④]

2025-03-09

디지털포스트(PC사랑)-시장경제 2025년 연중 공동기획

3월호 커버스토리 : 배송 이어 AI패권 전쟁... 혁신의 K커머스 20년

매출 '1조 클럽' 가입... '초개인화' 맞춤 대응 성과

AI 기반 추천 기술 고도화... 거래액 4배 증가

지재권보호위원회에 제품 전수전사까지 신뢰성↑

[디지털포스트(PC사랑)=최유진 기자 ]

막강한 자본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한국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패션 의류 분야 역시 그 여파를 비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이 중국에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내 의류 이커머스 '무신사'(MUSINSA)가 지난해 '1조 클럽'에 입성하는 성과를 거두며 주목받고 있다. 패션 의류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무신사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이 2023년(8830억원) 대비 20%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매출은 이미 2023년 9931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고, 별도 기준으로도 조 단위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충성고객의 재방문을 끌어내는 '락인(lock-in)' 전략이 주효했다. 초개인화된 소비자들의 니즈와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를 빠르게 읽어내고 그에 맞는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것이 충성고객 확보로 이어졌다. 이러한 전략을 정교하게 가다듬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과의 접목을 늘린 것도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로 꼽힌다.

무신사는 앞으로도 개인 취향에서 행동 패턴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내는 AI 기술을 활용해, 초개인화된 맞춤형 쇼핑 시장을 선도할 목표다. 다음은 무신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먼저 무신사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무신사는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 프리챌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에서 시작된 기업입니다. 초기에는 한정판 스니커즈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원활하게 정보를 교류할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커뮤니티 규모가 커지며 더 많은 회원에게 다양한 패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무신사 매거진'을 발행했고, 2009년 커머스 기능을 도입한 '무신사 스토어'를 선보였습니다.

무신사는 2024년 말을 기준으로 회원 수 1500만명, 입점 브랜드 8000여개,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 600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Q.무신사는 어떤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 거래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물류시스템과 앱 개발을 자체적으로 진행하시는지와 관련 개발 인력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도 궁금합니다.

A. 무신사는 본사 및 물류 전문 자회사 '무신사 로지스틱스'를 두고 있습니다. 상품 판매 방식은 크게 '중개와 매입'으로 구분됩니다. 현재 대부분의 입점 브랜드 상품은 중개 형태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무신사에서 상품을 검색하고 결제를 마치면, 입점사는 보유하고 있는 상품을 배송합니다.

매입 상품은 무신사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가 대표적이며, 자사가 직접 물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임직원 수는 자회사를 포함해 1000명을 넘어섰습니다. 구체적인 직무별 근무 인력을 공개할 수는 없으나, 개발 관련 테크 인력 비중이 두 자릿수 이상입니다.

Q. 일각에서는 국내 의류 이커머스 중 무신사 점유율이 30% 이상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타사와 다른 경쟁력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알려주세요.

A. 2023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온라인 패션 쇼핑 시장 규모는 53조9000억원입니다. 같은 해 무신사의 총 거래액(GMV)은 4조원 이상으로 전체 온라인 패션 쇼핑 시장에서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무신사는 그동안 국내 패션 시장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고감도 디자이너 브랜드를 대거 발굴해왔습니다. 이들 브랜드에 판로를 제공하며 함께 성장하는 전략이 주효했습니다. 아울러 단순히 제품만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입점 브랜드 상품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브랜딩' 과정을 지원하는 데에도 차별화된 강점이 있습니다.

Q. 현재 무신사는 AI를 활용하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있고, 추가로 도입할 분야가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무신사는 개인별 취향과 연령대, 패션 스타일 등은 물론 행동 및 맥락까지 종합적으로 분석, 맞춤형 서비스를 추천하는 '초개인화' AI 패션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패션 택소모니(Taxonomy·분류 체계) 기반 AI 모델을 개발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패션 상품은 디자인, 컬러, 기장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서 수많은 개체로 분류됩니다. 이 과정에서 효율적인 분류 체계를 구성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하면 신규 상품 등록부터 고객의 검색 및 상품 구입 과정까지를 손쉽게 지원할 수 있게 됩니다.

지난해 8월에는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UI와 UX를 대폭 개선한 '무신사 2.0'를 선보였습니다. 이에 따른 성과로, 같은 해 9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무신사 스토어 홈에서 상품 구매 상세 페이지 조회수가 전년 동기 대비 157% 상승했습니다. 뷰티 상품 상세 페이지 조회수 역시 116% 이상 늘었습니다.

AI 추천 기술을 고도화한 효과도 긍정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신사 스토어 추천판에서 제안 상품 구매 고객 수도 전년 대비 180% 이상 증가했습니다. 거래액은 4배 가까이 확대됐습니다.

Q. 무신사가 현재 서비스 중인 국가는 어디인가요? 매출 비중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내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사로 평가받는 곳은 어느 회사이며, 향후 해외 매출 증진을 위한 별도 전략이 있는지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무신사는 2022년 9월부터 일본, 미국, 태국 등 해외 13개국에서 직접 이용할 수 있는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 앱을 별도로 개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외 소비자들이 자사 입점 브랜드 상품을 구매하면, 해외 배송까지 지원합니다.

아직 글로벌 서비스 비중이 크지 않지만 매월 큰 폭의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에는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해 운영상 노하우와 경험을 확대했습니다.

무신사는 해외 시장에서 플랫폼으로서 인지도를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패션에 대해 관심이 높은 일본 시장을 공략 중입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일본 현지 최대 패션 플랫폼인 '조조타운'을 운영하는 기업 조조(ZOZO)와 한국 패션 기업 최초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연 매출 1000억대 규모에 올라선 국내 패션 브랜드 '마뗑킴'의 일본 유통 총판 계약권도 확보했습니다. 올해 상반기부터 일본 현지에서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고 마케팅과 물류, 홍보 등 전 유통 과정을 담당할 예정입니다.

Q. 무신사에서는 브랜드 의류부터 소위 보세로 불리는 미브랜딩 제품까지 다양한 상품이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같은 방식을 채용 중인 동종 회사들은 '품질 신뢰성' 문제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무신사의 경우, 제품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방식을 택하고 있는지, 향후 보완하려는 방향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무신사는 100% 브랜드 패션만 취급하는 패션 플랫폼입니다. 택갈이, 혹은 보세 의류는 무신사에 입점 및 판매할 수 없습니다. 소비자가 안전하게 믿고 쇼핑할 수 있는 거래 환경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정책도 운영 중입니다.

대표적으로 상표권 및 디자인 카피 방지를 위해 '지식재산권 보호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내부 모니터링 혹은 외부 제보 등을 기반으로 입점 브랜드 상품 중 지식재산권 도용 의혹이 있는 경우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 심의를 거쳐 제재를 가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2024년 안전거래센터를 도입해 상품의 안전과 신뢰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겨울철 인기 의류 소재인 다운 및 캐시미어 상품 약 8000개에 대해 전수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전수 검사 결과 올바른 시험 성적서를 제출하지 못한 브랜드 상품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판매를 중단해 고객 피해를 예방하고, 공정한 경쟁에 나서고 있는 다른 입점 브랜드를 보호할 계획입니다.

무신사는 통신판매중개업자로서 의무와 책임에 한계를 두지 않고 고객 보호와 안전 거래 정책 확립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투명하게 정보 공개에 나설 것입니다.

Q. 무신사가 올해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비 투자자들을 위해 상장 예상 시기와 이후 사업 확장 방향성에 대해서도 답변 바랍니다.

A. 무신사는 상장에 대해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으나 구체적인 진행 여부와 시기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공동 취재단 : 디지털포스트(PC사랑) 이백현 기자 l 시장경제 최지흥 팀장, 배소라 기자, 최유진 기자, 현명희 기자, 신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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