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월드컵 유치…과연 잘한 것일까 ‘찬반 팽팽’

2025-01-26

사우디아라비아가 2034년 국제축구연맹(FIFA) 남자 월드컵 개최국으로 지난해 11월 확정됐다. FIFA는 경쟁 없이 사우디를 개최국으로 선정했다. 사우디월드컵은 2022년 카타르 대회에 이어 서남아시아에서 열리는 두 번째 월드컵이 된다. 인권 문제, 환경 논란, 스포츠워싱 비판 속에서 뜨거운 관심과 논쟁도 여전하다

FIFA는 2023년 도입된 대륙 순환 원칙에 따라 2034년 월드컵 개최국을 아시아(AFC)와 오세아니아(OFC) 지역으로 한정했다. 유력한 경쟁자로 거론된 호주는 준비 시간 부족과 사우디의 압도적 자원을 이유로 도전을 포기했다. 이에 사우디는 단독 입찰로 개최권을 확보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34년 월드컵을 위해 15개 경기장을 사용한다. 이 중 11개는 신규 건설된다. 첨단 조형물 형태로 지어지는 경기장들은 첨단 기술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관심을 끈다. 네옴 경기장은 스마트 도시 ‘더 라인’ 프로젝트 일환으로, 지상 350m 절벽 위에 건설된다. 킹 살만 국제 스타디움은 무려 9만2760석 규모로 개막전과 결승전이 열린다. FIFA는 사우디의 경기장 설계에 대해 “미래 경기장의 새로운 기준”이라며 찬사를 보냈으나, 대규모 건설로 인한 환경 파괴 우려는 여전하다.

사우디는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과거 FIFA의 ‘탄소 중립’ 선언 실패로 신뢰도는 낮다. 11개 신규 경기장 건설은 막대한 탄소 배출과 에너지 소비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냉각 시스템과 담수화 설비는 필수적이지만, 에너지 소모가 클 게 뻔하다.

사우디는 인권 문제와 관련된 국제적 비판을 받아왔다. 여성 억압, 동성애 처벌, 이주 노동자 학대 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국제앰네스티는 “FIFA가 사우디의 인권 문제를 외면했다”며 비판했다. 사우디 정부는 월드컵은 국가 개혁과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최근 여성 축구 리그 창설과 여성 경기장 입장을 허용하는 등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사우디는 대규모 공항 확장, 고속철도 연결, 대중교통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팬들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장 간 거리가 멀어 팬들의 이동이 항공편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알코올 섭취는 지금까지는 월드컵 기간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성소수자 안전 우려에 사우디 정부는 “모든 팬을 환영한다”고만 말했다. 대회 일정은 여름철 폭염을 피해 카타르월드컵처럼 겨울에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 라마단(11월~12월)과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되리라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스포츠를 국가 발전 전략의 핵심으로 삼아 글로벌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우디 공공투자펀드(PIF)는 뉴캐슬 유나이티드, LIV 골프 시리즈, 사우디 프로 리그 등에 대규모로 투자했다. 포뮬러1, 복싱, e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사우디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사우디는 관광, 문화, 스포츠를 통해 사우디를 글로벌 허브로 발전시키는 계획이다.

2034년 월드컵은 FIFA의 투명성과 인권에 대한 책임을 시험하는 계기가 되리라 전망된다. 찬성 측은 “사우디가 월드컵을 통해 경제와 사회 변화를 이끌 것”이라 평가하는 반면, 비판 측은 “스포츠를 이용한 이미지 세탁”이라며 의문을 제기한다. 결국, 사우디는 월드컵을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세계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