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론’에 어수선한 이재용의 취임 2주년, 메시지는?

2024-10-2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번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 쇼크’를 비롯해 사업 동력과 조직 문화 등 여러 측면에서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이 회사 안팎을 향해 쇄신 메시지를 내놓을 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오는 27일 회장직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이 회장이 이와 관련해 내놓을 메시지 또는 행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현재로서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주년에도 별도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다만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그가 올 연말 사업 관련 비전을 내놓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우선 취임 2주년에 앞서 오는 25일 이건희 전 회장 4주기가 예정돼 있는데, 추도식 이후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의 오·만찬 자리에서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 그는 지난 2022년 사장단 오찬에서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11월 1일 회사 창립 55주년, 12월 6일 반도체 사업 진출 50주년도 앞두고 있다.

재계가 이 회장의 입을 주목하는 이유는 최근의 삼성전자 위기론 때문이다. 신사업으로 주력해온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은 줄곧 적자인 데다 회사의 중추나 다름없는 메모리 또한 경쟁사 SK하이닉스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으로 시장의 기대치(10조원)에 못 미쳤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이 이례적으로 “근원적 경쟁력 회복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반성문’을 낼 정도였다.

과거 ‘초격차’로 대표되던 기술 경쟁력이 관료주의와 부서 이기주의 같은 부정적인 조직문화에 가로막혀 동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룹의 ‘2인자’ 정현호 부회장 책임론도 일고 있다. 정 부회장은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삼성의 최고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담당하는 ‘사업지원TF’를 이끌고 있다.

그동안 이 회장은 세부적인 사업 현안은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기고, 본인은 오너로서 대외적인 역할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올해는 지난 2월 말레이시아 삼성SDI 배터리 생산기지를 찾은 것을 시작으로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등을 돌며 해외 현장을 챙기고 비즈니스 미팅을 소화했다. 지난 5월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등 인공지능(AI) 분야 빅테크 기업 수장들과 만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의 각종 난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사권을 지닌 이 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삼성의 외부 감시자 역할을 맡고 있는 준법감시위원회 역시 “(이 회장이)등기 이사로 복귀해 책임경영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다”고 촉구한 바 있다.

삼성전자 정기 인사는 오는 11월말 또는 12월초에 단행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을 예고한 바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 7월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팀을 신설한 데 이어 최근에는 연구개발(R&D) 인력을 일선 사업부로 재배치했다. 메모리·파운드리 등 사업을 책임지는 사장단 역시 3~4년차에 접어든 만큼 이번 인사에서 검증대에 올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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