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추산 산림 1㏊ 당 가치 약 4110만원
산불영향구역 4.8만ha로 산림피해만 약 2조원
주택·시설물 등 피해도 수 천억원 달할 전망
주왕산, 안동시장 등 찾는 관광객 발길도 끊겨

경북 5개 시군 등 영남지역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한 대형산불 진화가 마무리되면서 피해 조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산불의 정확한 피해 규모와 피해액 산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2일 행정안전부 집계를 보면 최근 영남지역 등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의 전체 영향구역은 4만8238.61㏊(추정)다. 이 중 경북의 산불영향구역 면적이 4만5157㏊로 전체의 94%를 차지한다.
산불 피해액은 면적만으로 단순 계산할 수 없고, 주택이나 시설 등의 피해 정도가 반영돼야 한다. 산정 방식도 따져봐야 한다.
산불영향구역을 근거로 산불로 인한 산림의 공익적 가치 훼손 정도를 추정할 수는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의 공익기능 가치가 2020년 기준 259조원이라고 밝혔다. 물 저장 기능과 경관 제공, 휴양기능, 생물다양성보전, 대기질개선 등의 가치를 포함한 것이다.
우리 국토의 산림면적은 630만㏊로, 1㏊ 당 공익적 가치는 약 4110만원이 된다. 산불영향구역이 4만8238.61㏊인점을 고려하면 산불로 훼손된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약 1조9826억원으로 추정된다.

산불은 자연재난이 아닌 사회재난으로 분류된다. 거의 대부분 실화와 불법 소각 등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특성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산불 피해자에겐 행안부의 ‘사회재난 구호 및 복구 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생활 안정을 위한 구호금과 생계비, 주거비, 구호비, 교육비 등이 지원된다.
주거비는 면적(66㎡ 미만~114㎡ 이상)에 따라 주택 전파 시 2000만~3600만원, 반파 시 1000만∼1800만원이 지급된다. 이번 산불로 전소된 주택은 3588채로 집계됐다.
각 주택에 주거비를 최소~최대로 지급한다면 717억~1292억원이 된다. 여기에 각종 시설물 피해, 농작물 피해 등을 더하면 산림을 제외한 피해액 규모만 수천 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산림 피해 조사가 진행되면 실제 산불로 인해 훼손된 산림 면적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

기존에 역대 최대 피해를 남긴 것으로 기록된 산불은 2022년 울진·삼척 산불(9086억원)이다. 이 산불의 경우 진화 당시 산불영향구역 면적이 2만923㏊로 추정됐다가 실제 피해 조사를 거쳐 최종 집계된 피해면적은 1만6302㏊로 영향구역의 약 78% 수준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추산해 보면 영남지역 대형산불 전체 피해면적은 약 3만7400㏊ 안팎이 될 가능성이 있다.
조덕진 행안부 재난복구지원국장은 “현재 이야기되는 피해규모는 과거 산불의 피해 면적과 피해액을 이번 산불에 대입해 추정하는 것이라 정확하다고 말하긴 조심스럽다”며 “이번 산불로 인명피해가 가장 크게 났고, 재산피해도 가장 크게 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산불로 산림과 주요 문화재, 명승지, 유적 등이 대거 피해를 입으면서 영남 지역경제도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지역 관광명소 6곳이 피해를 봤다. 의성의 최치원문학관이 전소됐고, 안동포 타운과 청송 솔누리 느림보 세상도 일부 피해를 봤다. 안동 암산 경관 폭포와 트레킹 명소인 영덕 해파랑길 21번 코스와 전망대도 이번 산불로 불에 탔다. 안동찜닭을 판매하는 업소 23곳이 몰려있는 안동 구시장도 이번 산불로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

주왕산 국립공원은 산불 영향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전면 출입이 통제 중이다. 주왕산은 이번 산불로 2000ha 이상의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공원 내 탐방지원센터와 화장실 등 시설물 3곳도 전소됐다.
산불로 예약취소 등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왕산 주변에는 30여개의 업소가 영업 중이지만 주왕산 통제와 함께 영업도 ‘개점휴업’ 상태다. 조용광 주왕산상가번영회장은 “산불 직후인 지난 주말 예약과 손님이 모두 끊겼다. 언제까지 지속할지 걱정”이라며 “입산 통제가 해제되면 많은 탐방객이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각 시·군에 직원을 파견해 관광시설 등을 대상으로 추가 산불 피해가 없는지 파악 중이다. 또 이번 산불로 위기를 맞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산불 피해지역이라는 이유로 방문을 꺼린다면 지역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관광객들이 와야 관광산업이 다시 활성화되고, 지역 내수 경제도 되살아난다. 많은 사람이 산불 피해지역을 찾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