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대형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연이어 터진 가운데 의료기관 공동 보안관제 서비스 가입률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잇따른 보안 사고에 가장 민감한 정보에 속하는 의료정보 유출 우려가 커진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10일 정부기관에 따르면 올해 의료기관공동보안관제센터(의료ISAC)에 가입한 의료기관이 총 10곳으로, 누적 가입 기관수는 44개를 기록했다. 센터 운영 이래 최대다.
보건복지부 산하 사회보장정보원이 운영하는 의료ISAC은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정보 시스템 취약점 탐지, 위협대응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국내 의료기관 대부분이 정보보호 수준이 취약한 것을 고려, 정부가 자체 인프라 구축 없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보안관제 서비스를 지원한다.
의료ISAC 가입 의료기관은 2022년 24곳에서 2023년 34곳으로 크게 늘었다. 2024년에는 전년과 같은 34곳을 유지했는데 올해 또 10곳이 늘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환자 정보가 많은 상급종합병원 가입이 크게 늘어 처음으로 가입률 50%(54.3%)를 넘겼다.
올해 의료ISAC 가입이 몰린 것은 연이어 터진 개인정보 유출 사건 때문이다. 지난 4월 약 2300만건에 달하는 SK텔레콤 고객 대부분의 유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데 이어 8월에는 KT 고객을 대상으로 불법 기지국을 통한 무단 소액결제와 유심정보 유출 사건까지 발생했다. 9월에는 롯데카드 해킹으로 297만명의 고객 정보가 외부로 새나갔고, 지난달에는 쿠팡에서 340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상 최악의 정보보안 사고가 터졌다.
하반기에 대형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올해 의료ISAC 신규 가입 역시 10건 중 9건이 하반기에 이뤄졌다.
개인 의료정보는 일반적인 개인 인적사항뿐 아니라 건강, 질병, 처방, 금융 등 민감 정보를 다수 포함해 유출시 피해가 훨씬 크다. 그런 의미에서 의료기관이 대형 개인정보 유출사건 이후 보호조치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여전히 일부 대형병원을 제외하곤 정보보안, 개인정보보호 전담 조직이 부재할 뿐 아니라 연간 투자액도 소수에 그친다.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해 정부가 공동보안관제센터 이용을 장려하지만 여전히 전체 가입 대상 의료기관 중 10% 남짓만 이용하는 실정이다.
한 대학병원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정보보안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한정된 IT 예산으로 통상적인 시스템 운영비 외에 인공지능(AI) 등 당장 시급한 분야에 투자하기도 급급한 상황”이라며 “경영진이 정보보안에 대한 의지가 강하거나 정부의 제도적 유인책이 있지 않은 한 정보보호 투자 확대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병원에서 정보보안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하고, 동시에 정부의 적극적인 유인책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의료ISAC 활용을 상급종합병원 평가, 의료질 평가 등 정부의 의료기관 인증·평가체계와 연계하는 것을 검토해 왔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자칫 의료기관에 새로운 규제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자율적인 투자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김현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장은 “의료정보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정보”라며 “의료기관이 사이버 침해사고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신고체계 고도화, 보안관제 지원 확대, 의료기관 관련 제도개선 등 전문적인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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