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300조 시대, AI로 새 테마 후보 발굴"

2025-11-16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30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며 급성장하자 이를 설계·공급하는 지수 산업도 격변기에 들어섰다. ETF 시장 확대와 함께 민간 지수 사업자의 존재감이 한층 커지며 지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김희수 에프앤가이드(064850) 인덱스사업본부장은 16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복잡한 산식보다 실제 운용 과정에서 비용과 변동성을 줄이는 ‘운용 친화적 지수’가 앞으로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에프앤가이드 지수를 추종하는 ETF 순자산은 올해 31조 원을 넘어 1년 만에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에프앤가이드 지수를 활용한 상품 비중도 전체 ETF 시장의 11%대로 올라섰다. 한국거래소 등 국내 지수 사업자는 물론 미국의 스탠드더드앤드푸어스(S&P) 같은 해외 지수 사업자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뤄낸 성과다. 전체 매출에서 약 27%를 차지하는 지수 사업이 성장하면서 에프앤가이드의 올해 3분기 실적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6억 9000만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6.19% 증가했다. 매출액도 11.93% 늘어난 84억 1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에프앤가이드는 테마 지수 설계 과정에서 기존 산업 분류 체계에 의존하지 않고 실제 사업 기여도를 기반으로 종목 비중을 산정한다. 테마 성격에 따라 리밸런싱 주기를 6개월 또는 1년으로 다르게 설정하고, 산업 변화 속도가 빠른 테마는 더 짧은 주기로 조정한다. 김 본부장은 “가령 삼성전자를 반도체 테마에 편입할 때 전체 시가총액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사업부 매출 비중만 반영한다”며 “테마 지수의 핵심은 단순 업종 분류를 넘어 기업이 실제 어떤 산업에 기여하는 지를 더 정밀하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테마 발굴과 종목 선정 체계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인덱스본부 내 AI팀은 공시 등을 분석해 매주 새로운 테마 후보를 자동 추출한다. 김 본부장은 “테마 지수는 누가 먼저 ‘맞는 테마’를 찾아내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며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최근 부상하는 테마를 선제적으로 포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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