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명전극의 전도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높이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권태혁 교수 연구팀은 한전 전력연구원 서지훈 박사, KAIST 조은애 교수, 수원대학교 박상원 교수와 공동으로 ‘은(Ag) 나노와이어’의 절연 피복을 교체해 전극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복잡한 장비나 고온 공정 없이 간단한 용액 스핀 코팅만으로 구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은 나노와이어 표면을 감싸 전기 흐름을 방해하던 절연 피복 PVP(Polyvinylpyrrolidone)를 에틸렌글리콜(EG) 용액을 이용해 제거하고, 그 자리에 전도성 보호막을 새로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은 나노와이어는 머리카락보다 수천 배 가는 금속 실로, 이를 얽히게 배열하면 빛을 투과하면서도 전기가 통하는 투명전극이 된다. 하지만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PVP 피복이 전류 흐름을 차단해 전극 전체의 전기 저항을 높이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에틸렌글리콜 용액을 사용해 PVP를 제거한 뒤, 전기 전도성을 유지하면서도 수분으로부터 은 나노와이어를 보호하는 새로운 막을 형성했다. 이 막은 전류 흐름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투명도를 높이고, 장시간 사용 시에도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그 결과, 절연막이 교체된 은 나노와이어 전극의 저항은 43% 감소해 전도성이 약 두 배 향상됐다. 또한 고온(85℃)·다습(85%)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가 적었으며, 빛 투과율이 소폭 상승해 더 밝고 투명한 전극 구현이 가능했다.
이 전극을 이용해 제작된 투명 히터는 기존보다 35% 이상 높은 발열 성능을 보였다. 전류 흐름이 개선되면서 히터 온도가 약 6분 만에 140~145℃까지 상승했으며, 기존 은 나노와이어 히터는 102℃에 그쳤다.
권태혁 교수는 “대체 물질의 점도, 휘발성, 수소 결합 특성 등을 모두 고려한 결과, 전극의 전도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었다”며 “단순 공정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전 전력연구원 서지훈 박사는 “기존 전선의 외피가 금속을 보호하듯, 이번 기술은 나노 수준에서도 전기적 안정성과 내구성을 확보한 사례”라며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센서, 전자종이, 투명 히터 등 다양한 차세대 전자기기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UNIST 화학과 권준혁 석·박사 통합과정생과 신현오 박사, 한전 전력연구원 소준영 책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9월 3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는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 UNIST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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