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져온 AI홈 기조 확장
개별 기능 소개 나아가 실제 일상 구현
'종합생활가전기업' 경쟁력은 'AI 스마트홈'

국내 가전 시장에서 점유율을 점차 높여나가고 있는 중국산 제품에 국내 기업들이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층 더 익숙해지고 소비자 친화적인 AI(인공지능) 성능을 탑재한 올해 가전 신제품들을 대거 공개했다. 특히 중국산을 의식해 보안성도 대폭 강조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를 열고 2025년형 삼성 가전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번 행사의 핵심은 'AI 적용 모델의 확대' 및 '터치스크린을 사용한 간편한 원격 제어'다. 이를 하나로 합치면 간편하고 손쉬운 AI 홈 일상을 구현해내겠다는 것이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개별적인 AI 가전 소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일상을 구현해냈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냉장고 앞에서 "빅스비 내 일정 알려줘"라고 하면 해당 사용자 목소리를 인식해 일정을 불러오는 형식이다. 아울러 한 명 이상의 구성원의 목소리를 개별적으로 인식해 낸다.
이같은 AI 홈 기술의 배경은 바로 터치스크린과 가전의 연결에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세탁기 및 냉장고 신형에 터치 스크린을 탑재했다. 사용자는 이 터치스크린을 통해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가전을 원격제어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쓰듯 가전을 제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기존 하드웨어 성능을 넘어 소프트웨어 기반의 연결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다른 경쟁사들과는 다른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로봇청소기, TV, 세탁건조기 등을 앞세워 중국 기업들이 생활종합가전 업체를 표방하며 무서운 공세로 쫓아오고 있어 사실상 단일 제품의 경쟁력 강화가 쉽지 않은 탓이다.
특히 로봇청소기의 경우 국내 시장을 사실상 중국 기업 로보락(국내 점유율 약 40%)에게 뺏긴 상태다. 이에 삼성은 AI 고도화를 통해 올해 국내 로봇청소기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앞세웠다. 지난해 출시한 '비스포크 AI 스팀'은 지난 2분기부터 4분기까지 국내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여기에 중국 제품과의 가장 큰 차별화로 보안을 앞세우고 있다. 자사 보안 솔루션 '녹스(Knox)'를 모든 와이파이 탑재 가전에 확대 적용하고, 연결 기기 간 상호 보안 점검을 지원하는 '녹스 매트릭스'를 도입한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올해는 1등을 해야한다. 굉장히 많은 신제품들이 나왔고 가장 중요한 부분이 보안이 아닐까 생각을 하고 있고,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으니 좋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AI홈 경쟁력의 중요성은, 최근 중국 샤오미의 출정식에서도 읽을 수 있다. 샤오미는 로봇청소기에 주력하는 로보락과 드리미, TV에 주력하는 TCL, 하이센스 등과는 다르게 스마트폰에서부터 전기차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시장에 선보이는 '종합생활가전 기업'이다. 최근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집중함과 동시에 '스마트홈' 기기 관련에 유독 공을 들이고 있다.
선보이는 라인업이 워낙 다양한만큼, 특정 제품에 치중한 것이 아니라 '통합 사물인터넷 생태계 구현'을 강조하는 차원이다. 개별 제품 제조의 퀄리티를 넘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 그리고 중저가 뿐 아니라 프리미엄 라인의 제품도 선보이면서 모든 소비자층을 타겟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최근 국내외 미디어 행사에서 내비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삼성전자의 신제품은 해당 기술들이 얼마나 대중화될 수 있고 실질적으로 사용 가치를 줄 수 있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이고 또 제품들의 가격대가 어느 정도의 접근성을 가져다 줄 것이냐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