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년간 한국의 청년·여성·고령층 등 고용 취약 계층의 고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중하위권 수준에 머물러 맞춤형 지원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국내 청년·여성·고령층 고용률은 각각 45%, 61.4%, 69.9%로 OECD 38개국(청년 35개국) 중 27위, 30위, 15위로 나타났다. 2014년 고용률보다 청년(5.4%P), 여성(6.4%P), 고령층(4.2%P) 모두 높아진 수치이지만, OECD 순위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계층은 없었다.
한경협에 따르면 2014~2023년 사이 청년층(15~29세) 고용률 자체는 올랐지만, 청년들이 일반적으로 희망하는 전일제 일자리에 취업한 경우는 줄어 고용의 질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전일제 종사자 수는 2014년 약 120만명에서 2023년 80만명으로 연평균 4.4% 줄었다. 연평균 성장률로는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반면 아르바이트 등 시간제 일자리 종사자 수는 2014년 38만명에서 2023년 56만명으로 연평균 4.4% 늘어 OECD 6위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경협은 “경기침체 장기화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산업구조 변화 등의 구조적 문제로 청년층이 원하는 전일제 일자리가 줄어들며 시간제 일자리로 유입되는 청년이 증가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여성 고용률은 지난 10년간 OECD 38개국 중 30위에 그쳤다. 여성 고용률은 2014년 55%에서 2023년 61.4%로 늘었지만, OECD 국가 평균 여성 고용률인 63.2%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여성 전일제 임금 노동자 중 저임금 노동자(중위 임금의 3분의 2 이하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 비중은 OECD 국가 중 5위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한국의 저임금 여성 노동자 비중은 2014년 37.8%(OECD 1위)에서 2023년 24.5%(OECD 4위)로 완화됐지만, 비중이 높은 순으로 보면 10년 내 OECD 국가 중 5위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한경협은 “여성 노동자가 임금 수준이 낮은 음식·숙박업 등 산업과 서비스·돌봄 직군 등에 상대적으로 더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층 고용률은 2014년 65.7%에서 2023년 69.9%로 꾸준히 늘며 OECD 평균(2023년 기준, 64%)을 웃돌았다. 다만 다른 OCED 국가의 고용률이 더 가파르게 상승하며 순위는 7위에서 15위로 낮아졌다. 은퇴 고령층이 생계유지를 위해 일을 하게 되는 ‘비자발적 재취업 가능성’이 있다고 한경협은 봤다.
한경협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장기화로 싱가포르, 호주 등 주요 국가들이 청년, 고령층 등의 취업 지원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 점을 들며 ‘청년·여성·고령층 맞춤형 고용지원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내수경기 침체 지속으로 취약계층의 고용 불안정성이 더욱 심화할 우려가 있다”며 “취약계층의 경제활동 촉진과 고용안정을 위해 맞춤형 고용지원 및 사회안전망 강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